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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도슨트 Oct 18. 2020

영화 <스타 이즈 본>ㅣ 미완의 사랑에게 보내는 위로


영화 'A Star is born(이하 스타이즈본)'은 1937년 원작 이후 3번이나 리메이크 된 고전이다.

특히 1954년작은 2007년 미국 영화 연구소 선정 “위대한 뮤지컬 영화” 7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8년, 스타이즈본은 개봉 후 북미를 비롯한 전세계에서 흥행을 거두었다. 

1930년대부터 지금까지, 시대를 막론하고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본 포스팅에는 영화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영화는 유명 가수인 남자 주인공  잭슨(브래들리 쿠퍼)가 바에서 노래를 부르는 무명 가수 앨리(레이디 가가)를 만나며 시작된다. 잭슨은 우연히 앨리의 음악적 재능을 발견하고, 그녀를 자신의 무대에 세워 사람들 앞에서 노래할 기회를 준다. 이런 잭슨의 도움으로 앨리는 유명 가수로 성장하게 된다. 'A Star is born', 스타가 탄생한 것이다. 


영화 스타이즈본 스틸컷


스타이즈본 속 음악의 힘 

두 남녀 주인공의 직업이 가수기에 이 영화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각 인물은 긴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기보다 가사와 멜로디로 기분과 감정을 드러내고, 그들의 음악은 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937년 원작을 제외하고 세 개의 리메이크작 모두 음악 영화의 성격을 띤다.  작품마다 주인공이 처한 상황이나 기타 세부 요소들은 조금씩 변했지만, 음악만은 빠지지 않은 이유는 이 영화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영화 스타이즈본 스틸컷


1954년과 1976년 리메이크 작품에서 주디 갈란드의 ‘The Man That Got Away’ 와 바브라 스트라이잰드의 ‘Evergreen’ 이 각각 화제가 되며 흥행의 요인이 됐다. 2018년 작품에서는 브래들리 쿠퍼와 레이디 가가가 함께 부른 'Shallow'가 화제가 되며 골든 글러브 영화음악상, 아카데미 주제가상 등을 휩쓸었다. 

사실 사랑과 음악을 다룬 영화는 무수히 많다.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도 주제나 내용 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다. 인기가 줄어든 후 초라한 남자 주인공과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아도 반짝반짝 빛나는 여주인공, 그리고 음악. 그러나 비긴 어게인을 관람한 후 어딘가 벅찬 마음으로 나온 것과 달리 스타이즈본을 본 후에는 마음 한 구석이 공허한 느낌이 들었다. 만일 스타이즈본이 다른 영화보다 긴 여운을 남겼다는 관객이 있다면 그것은 미완성의 사랑을 경험해 봤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 스타이즈본 스틸컷






사랑에 실패한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 미완의 아름다움 

잭슨과 앨리의 사랑은 완전하지 않다. 잭슨은 사랑하는 앨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도왔지만, 꿈을 이룬 앨리가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고 느끼며 실망하고 자책한다. 반대로 앨리는 자신이 잭슨의 결핍된 마음을 완전히 채워주지 못하는 것에 낙담한다. 앨리가 가수로서 성공해 높이 올라가며 바빠질수록, 잭슨은 술과 약에 빠져 추락한다. 

둘은 서로 사랑하지만, 서로 사랑하기에 행복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둘은 함께일수록 서로를 해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서로를 놓지 못하고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 완전해지는 것을 사랑이라고 한다면, 그들의 사랑은 완전할 수 없다. 잭슨을 앨리를, 앨리는 잭슨을 완전히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영화 스타이즈본 스틸컷





모두에게 전하는 앨리의 마지막 사랑의 위로 
     

그러나 둘의 사랑이 완전하지 못하기에 두 사람이 동시에 마주 보며 웃고 행복해하는 무대에서의 순간은 더욱 아름답고 찬란하게 빛난다. 잠깐이나마 행복하게 노래하는 그들은 비록 그 사랑이 완전하지 못할지라도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는 뜻을 전하는 듯하다. 


영화의 말미, 잭슨이 세상을 떠나고 앨리가 혼자 부르는 ‘I'll Never Love Again’ 은 완전하지 못한 사랑일지라도 그녀는 계속해서 그 사랑을 품고갈 것임을 암시한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영화를 본 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한 때 자신이 치열하게 사랑했다는 증거가 아닐까? 스타 이즈 본은 바로 그 과거의 미완의 사랑을 향한 잔잔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글 | 이숙영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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