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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월간 도슨트 May 05. 2021

너와 나를 이루는 세상의 모든 관계들에 대하여

'후안 미로'



미로, <1968년 5월>, 1968년 ©wikiart




사랑이 넘치는 가정의 달 5월. 

  따뜻하고 평온한 봄의 분위기 속에서 부모와 자녀, 스승에 이르기까지 여러 인간관계의 소중함을 기념하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달이다.

그런데 이로부터 약 50여 년 전의 봄, 프랑스 파리의 봄은 좀 더 뜨겁고 화려하게 불타올랐다.

  ‘꿈을 그리는 화가’ 후안 미로는 당시 파리의 봄을 <1968년 5월>이라는 제목으로 그려냈다. 추상적인 기호들과 색들, 그리고 초현실적인 화풍 탓일까? 어쩐지 우리가 익히 떠올리는 봄의 따스함과 파스텔톤의 색감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한다. 후안 미로에게 1968년 5월은 어떤 꿈이었던 것일까.  











 작품의 배경이 된 1968년 5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봄날과 어울리지 않는 땀과 투쟁의 냄새가 진동했다. 프랑스 낭테르 대학의 열악한 교육 시설과 남녀 학생들 간의 기숙사 내 교류를 금지하는 통제에 대한 저항을 시작으로 당시 노동자 문제, 냉전 상황 등을 비롯한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한 전국적 시위가 발발한 것이었다. 

  학생, 노동자 그리고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모든 억압에의 반대를 외치며 학교, 직장, 나아가 사회 전체의 체제 속 관계들에 의문을 던졌다.




©nytimes




여성과 남성, 환경과 인간, 주류와 비주류, 평등과 평등하지 않음. 

  여러 관계에 대해 외쳐진 여러 요구는 프랑스를 넘어 유럽을 비롯해 미국, 멕시코, 브라질, 일본까지도 확산되었고 오늘날 민주주의 정신의 시초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후안 미로가 그린 1968년 5월의 봄은 특정한 상황이나 구조에 얽매이지 않은 추상적인 화풍에서 빛을 발한다. 주동자 없이, 모든 계층이 저마다의 관계 속에서 부당함을 느끼고 뛰쳐나와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어울리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에 추상보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후안 미로는 그림을 통해 당대 사람들이 처해 있던 상황은 물론 보다 자유로운 세상에 대한 자신의 꿈을 그린 것이지 않을까.

  68혁명에서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오며 서로의 아픔과 부당함에 공감했다. 그를 기반으로 많은 슬로건들이 나왔다.

사랑을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혁명을 하게 된다.’ ‘더 많이 사랑할수록 더 많이 혁명을 하고 싶어진다.’ 이는 곧 각자가 처한 입장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연대할 때 우리를 이루는 관계들이 긍정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늘날 우리를 이루는 관계는 어떠한가.

사람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관계를 맺으며 관계로서 정의되고 구성된다. 
모든 사람이 누군가의 가족 혹은 친구로, 어딘가의 소속으로 수없이 많은 이름표를 달고 일상을 살아간다.  

  그리고 그 모든 이해관계에 우리는 끊임없이 적극적인 자세로 참여해야 한다. 가정 속 부모와 자식부터 나아가 학교의 선생과 제자, 직장의 기업과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여러 일상적 관계에는 각자의 이해관계와 입장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자유로운 표현과 대화로 서로 간의 입장 차이가 녹아 새로운 싹을 틔울 수 있을 때 우리의 관계는 더욱 따스해지고 더 많은 건강한 관계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글 | 주소영

편집 | 김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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