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여행은 분명 같이 가는 여행과는 다른 느낌이다.
다들 혼자 여행한다고 하면 반응이 극명하게 나뉜다.
해본 사람들은 저도 좋아해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우와 대단하다 혹은 어떻게 혼자 여행을 가요?
혼자 여행을 가면 제일 좋은 점은 정말 내 맘대로 어떤 제약도 없이 아무렇게나 발길 닿는 대로 막 다녀도 된다는 점이다. 이런 점이 여행의 만족도를 낮출 수도 있고 계획을 짜서 다녀야 알차다는 느낌을 받는 사람들에게는 혼자 여행의 매력이 없는 이유일 수도 있겠다. 이런 점들에서 가끔은 내가 여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들 때도 있다. 너무 시간을 흥청망청 쓰고 있는 건 아닌가. 그렇지만 계획을 세우는 것에서부터 스트레스를 받고, 세운 계획이 어그러지면 더 스트레스를 받느니 그냥 또 오면 되지 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발길 닿는 대로 가는 여행이 익숙해져 버렸다.
확실히 걸어 다닐 곳이 많고 볼 곳이 많은 곳은 이런 혼자 가는 여행에 최적화된 곳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유럽을 못 가게 된 (뭐 어디든 못 가지만) 지금이 너무나 서글프다. 이에 비해 가까운 동남아 여행지들은 확실히 혼자 갔을 때보다 사람과 같이 갔을 때의 재미가 훨씬 중요한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먹는 재미와 즐길 재미들은 누군가와 같이 있으면 혼자 즐길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으니까.
새로운 장소와 낯선 언어 속에서 존재하는 기분은 국내 여행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동이라고 해야 하나... 국내여행이라도 가라는 사람들의 말에 나는 내가 무슨 사대주의에 빠진 기분이 든다. 다른 나라의 것만 좋아하는 사람이 된 것처럼. 근데 다른 나라라, 우리보다 더 좋은 나라라 그 여행이 좋은 게 아니라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어떤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으려 해도 알아서 차단될 수밖에 없는 외국의 환경과는 비교가 되지 않아서 그래서 국내여행은 더군다나 혼자서는 더욱이 잘 안 가게 되었다.
사람들의 글을 보면서 너무 다들 대단해 보여서 망설이다가 어느새 6개월이 지났고, 오프라인 만남을 하는 날이 왔는데 글을 하나도 올리지 않고 만나기엔 부끄러워 급하게 제일 좋아하는 주제로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본다 :-) 브런치에서의 새로운 시작에서는 한달글의 취지에 맞도록 노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