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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달글 Jan 25. 2021

[장문장] 2020 장문장 권장도서

2020년에는 잔뜩 웅크리고 있었다. 그 병과 유관하게, 무관하게 그러했다. 2021년의 첫 글은 2020년에 대한 회고여야 한다. 그 병을 이야기하지 않고 2020년을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 나는 오래도록 해온 일에 대해 쓰기로 했다. 그것은 책을 읽는 것이다. 7년간의 독서모임부터, 혹은 고3 야자시간에 마커스 주삭의 책도둑을 보며 울었던 때부터, 혹은 또래보다 한글을 늦게 땐 초등학생부터 읽는 행위는 이어져왔다.

2020년에는 42권의 책을 읽었다. 모두 완독한 것은 아니고, 일부는 100페이지 정도만 읽고 던져버린 것도 있다. 42권의 책을 최고, 가치있는, 보통, 별로, 쓰레기 5가지 단계로 분류했다. 42개 모두를 이야기하는 건 너무 지난한 일이라, 상위 2분위 14개 도서에 대해서 간단한 코멘트와 함께 안내드리고자 한다.


최고(4)   

강한 울림, 영감, 탄성, 놀라움, 경이 등 어떤 충격과 감정을 안겨준 작품들을 모았다.


눈물을마시는새, 이영도   

현대의 모든 판타지는 돌킨의 변형이다. 이영도를 제외하고는. 어떻게 인간이 하나의 세계를 만들 수 있을까? 2002년이라는 먼 옛날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생생하게 살아있는 세계와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20년 전의 작품을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다는 건, 이 작품이 고전의 반열에 오름직함의 근거가 된다.

<“그 전에 부탁이 있소.” “예? 말씀만 하십시오! 무슨 부탁이죠?” “앞으론 노래 좀 자제해 주시오. 그 자의 노래를 들어야 하니까.” 비형은 씩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시간 후, 비형은 물끄러미 바라보는 케이건의 시선에 허둥거려야했다. “아차, 노래 부르지 말랬지요?”>


먹는 인간, 헨미 요   

가장 좋은 연기는 '나도 저 무대에 서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연기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헨미 요의 에세이는 '나도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에세이다. 헨미 요는 종일 탐나는 문장으로 먹는 행위, 그리고 이에 비롯하는 생존과 삶을 해석한다. 그의 차분한 호기심과 행동력, 그리고 때때로 무례함은 환상적이다. 인생에 한 권의 책을 갖고가야한다면 강신주의 김수영을 위하여, 한 권을 더 꼽는다면 헨미 요의 먹는 인간이다.

<나는 내 혀와 위가 못마땅해졌다. 오랫동안 포식에 익숙해져 버릇이 없어진 데다 무엇을 먹었는지 곧 잊어버리기 일쑤며 매사에 아무 감동도 받지 못한 채 축 늘어져 있는 내 혀와 위. 이 녀석들을 다른 곳으로 데려가 극한의 상황에서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이 기묘한 여행의 동기라고 할 수 있다>

<정오가 지나 노동이 끝난 다음 광부 클럽의 식당에서 그것을 만났다. 그 전에 나는 한심한 나 자신에게 욕을 퍼부으면서 샤워를 했다. 입에서는 문어처럼 검은 물이 쉴 새 없이 흘러나왔다. 검은 물이 질릴 정도로 엄청 나왔다. 목구멍이 바싹 메말라 있었다. 광부 클럽에서 먼저 맥주를 마셨다. 쿠하르스키가 말했다. “이게 석탄 먹은 입을 씻어 주지.” 몸속에 시원한 물줄기가 생겼다. 그리고 수프를 먹었다. 보기에는 이렇다 할 특색도 없는, 건더기가 듬뿍 들어간 갈색 시골풍 수프 보그라치라는 것이다. “와, 맛있다!” 나는 소리를 질렀다.>


탁월한 사유의 시선, 최진석   

내가 열광했던 것 만큼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아서 아쉬웠던 작품이다. 철학은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발생한다. 철학은 시대의 자식이다. 대한민국은 수입한 철학으로 민주주의와 산업화를 이루었지만, 스스로 생상한 철학의 부재로 선진국이 되지 못하고 제자리걸음하고 있다. 이 모습은 수능을 치고 대기업에 취직한 뒤 갈팡질팡하는 내 모습과 닮았다. 국가, 혹은 민족과 자아를 동일시하는 기묘한 체험을 제공한 책이다.

<원래 동양에는 ‘철학’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와 관계를 맺는 특별한 지적 형식이 없었다. ‘철학’이라는 지적 형식에 맞출 수 있는 내용은 있었지만, 그런 제목을 단 독립적 형식은 없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동양 철학’ ‘중국 철학’ 혹은 ‘한국 철학’이라고 하면, 다루는 자료가 과거의 것들이기 때문에 매우 오래된 학문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 모두가 신흥 학문에 속한다.>

<철학적 차원에서 사유한다는 말을 다른 방식으로 비유하면, 전략적 차원에서 움직인다고 할 수 있다. 한층 더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다는 뜻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들의 움직임에 종속적으로 반응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다. 철학을 수입한다는 말은 곧 생각을 수입한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생각을 수입한다는 말은 수입한 그 생각의 노선을 따라서 사는 것을 의미한다. 생각의 종속은 가치관뿐 아니라 산업까지도 포함해 삶 전체의 종속을 야기한다. 생각을 수입하는 사람들은 생각을 수출하는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을 수용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스스로 생각하는 일이 어려워져버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들은 잘 숙지하면서, 스스로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김하나, 황선우   

다른 사람이 열광했던 만큼 내가 열광하지는 않았던 작품이다. 이들의 실험은 갈팡질팡하는 많은 이들에게 위로가 된다. 어떻게 살아야하는가? 라는 대답에 대해 하나의 멋진 사례를 제시하는 것으로 이 책은 방황하는 이에게 좋은 위로가 될 것이다. 글을 잘 쓰면서 동시에 특수한 삶을 사는 사람이 너무나 적은 것이 아쉽다.

<게다가 최고로 좋은 점은, 우린 여전히 ‘싱글’이라는 점이다. 명절이면 각자 부모님께 다녀오거나 안부를 전한다. 부모님들은 우리가 함께 산다는 점에 매우 흡족해하신다. 훨씬 든든하다나. 요리를 잘하시는 동거인의 어머니는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챙겨서 보내주신다. 나는 찾아뵙거나 효도 여행 계획을 짤 필요 없이 “맛있다!”라고만 하면 된다. 싱글 생활의 가뿐함과 동거의 유리함이 함께한다. 물론 우리는 여러 가지가 잘 맞는 운 좋은 케이스다. 혼자 살기 아니면 결혼밖에 선택지가 없다고 생각했다면 우리의 즐거운 동거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얼마나 아까운가!>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이라는 책 있는 거 알아? 너무 황선우 얘기라서 주문했으니까 꼭 읽어봐.” 어느 날은 동거인이 신이 나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아무 대꾸 없이 조용히 있었다. 사실 제목부터 너무 내 얘기라 이미 사서 읽은 책이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나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도 사서 갖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정리를 좀 해볼까 했을 때는 집이 너무 어지러워서 책이 어디 갔는지 찾을 수 없었기에 인생을 빛나게 만드는 데 실패했다.>


가치있는(10)

아주 훌륭하거나 큰 영감을 주지는 않았으나, 세상에 나왔어야할 분명한 이유가 있는 작품들.


아무튼, 예능, 복길   

너무 뾰족한 책이라 피로감, 혹은 동의에 따른 분노가 들만하다. 그럼에도 이경규에 대해서 2000자 글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훌륭한 일이다. 별 생각 없이 즐기는 것에 대해서 이토록 사랑하면서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면 삶의 반경이 좀 더 넓어지는 것이다.

<〈방구석 1열〉 속 변영주의 모습을 보면서 말을 하는 것에 드는 힘의 차이를 생각했다. 〈낮은 목소리〉의 제작 과정에 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일화 중 하나는 영화를 준비할 때 주변 남성들이 변영주 감독에게 ‘룸살롱 가서 제작비 벌어다 써라’라고 했다는 이야기다. 넘겨짚는 것이지만 그런 업계에서 긴 시간 버텨오면서 여전히 ‘여성’인 자신을 내세워 이야기할 때 누군가를 설득할 힘이 남아 있다는 것은 씁쓸하지만 대단한 일이다. 끝없이 생각과 말을 단련한 결과처럼 보였다. 배우고 싶었다.>


세습중산층사회, 조귀동   

한국 사회의 인적자본 세습과 20대 취업환경에 대해, 갖은 통계를 가져와 이야기한 책. 전체 신규 일자리의 20%인 1차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면 미래를 상상하기, 희망을 갖기, 꿈을 그리기가 불가능한 80%의 20대를 조명한다. 승리하지 못하면 패배자인 이 사회를 어떻게 구원해야할까?

<대기업·공공부문 정규직의 기회를 얻는 이들은 연간 7만 2,000명쯤 되며, 이는 동갑내기들 중 10퍼센트 정도로 추산된다. 따라서 오늘날 20대가 경험하는 불평등은 1퍼센트와 99퍼센트의 격차가 아니라 10퍼센트와 90퍼센트의 격차에 기인한다. 그리고 그 격차는 단순히 임금의 격차가 아니라 생애주기 전반의 격차다. 변호사·의사와 삼성전자·우리은행 직원의 생활세계 내 격차는 크지 않지만, 그들과 중소기업 노동자 또는 비정규직의 격차는 감히 메울 수 없을 정도로 넓고도 깊다.>


모두 거짓말을 한다,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쾌하게 세태를 묘사하는 작품. 세상의 숨겨진 부분은 드러난 부분보다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자신의 내면을 타인의 외면과 비교하지 말라'

<많은 미국인들이 집이라는 사적인 공간에서 충격적일 만큼 인종차별적인 질문을 하고 있었다. 연구를 하면 할수록 충격적인 정보가 나왔다. 오바마가 처음 당선되던 날, 대부분의 실황 방송이 오바마에게 찬사를 보내고 이번 당선이 갖는 역사적인 의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던 그때, ‘오바마’가 들어간 구글 검색 100개 중 하나에는 ‘kkk-Ku Klux Klan’(백인 우월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의 극우 비밀결사단체–옮긴이)나 ‘깜둥이’가 포함돼 있었다>


천 명의 눈속에는 천 개의 세상이 있다   

중국 최초의 정신질환자 인터뷰집. 온갖 조미료와 과장이 들어갔지만, 대체로 유쾌하고 신선하다.

<그 : 나는 내가 정신질환 환자라는 점에 이견이 없습니다. 나 : 네, 이견이 있어서는 안 되죠. 벌써 십여 차례가 넘게 나체로 질주했는데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민주주의에 관한 글을 쓰고 나서 민주주의를 더 공부하고자 읽은 책이다. 현대의 독재자는 쿠테타가 아닌 투표로 권력을 쥔다. 독재자가 대통령의 자리에 오르는 길을 누가 열어주었는가? 민주주의는 어떻게 독재자를 뽑는가? 에 대한 책이다. 박근혜와 트럼프의 당선을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다.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시험은 이러한 인물이 등장하는가가 아니라, 정치 지도자와 정당이 나서서 이러한 인물이 당내 주류가 되지 못하도록 차단하고,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합을 거부하고, 필요하다면 다른 당의 민주주의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경쟁 세력과 적극적으로 연대함으로써 이들이 권력을 잡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는가이다. 대중적으로 인기 있는 극단주의자를 정치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인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나 기성 정당이 두려움과 기회주의, 혹은 판단 착오로 인해 극단주의자와 손을 잡을 때 민주주의는 무너진다.>


당선 합격 계급, 장강명   

공채 제도는 대한민국과 일본에서만 시행하는 특이한 시스템이다. 어떤 일을 할지는 합격 이후 정해지고, 따라서 실제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며, 따라서 공채의 준비는 실제 역량의 향상과 무관하다. 한국 사회에서 당선, 합격이 어떻게 계급을 구성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견해다.

<1866년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를 점령하고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해 간 뒤에도, 1871년 조선 군대와 미국의 제너럴셔먼호가 싸워 미군은 세 사람이 죽고 조선군은 300명 이상이 사망한 뒤에도, 1875년 일본 해군이 증기기관을 갖춘 배를 타고 와서 한 명의 전사자도 내지 않고 조선군 35명을 살해한 뒤에도, 그래서 굴욕적인 강화도조약을 맺은 뒤에도, 조선의 지식인들은 여전히 과거시험에 매달렸다. 1879년 문과 정시 응시자 수는 21만 명이 넘었다.>


0.1밀리미터의 혁신, 모리야마 히사코   

기업가의 성공론은 잘 읽지 않지만, 발뮤다를 키워낸 모리야마 히사코의 책은 감히 추천할만하다. 플라스틱의 두께에 대해서 고민해본 적이 없다면 분명 이 책에서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는 손으로 만졌을 때의 온도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합니다. 온도 변화가 빠르면 빠를수록 플라스틱을 ‘싸 보인다’라고 인식하죠.” 테라오 겐 대표는 플라스틱이 재료 시장에서 저평가되는 요인 중 하나가 빠른 온도 변화에 있다고 보았다. “어느 정도 두께가 있는 플라스틱은 온도 변화가 적어서 만져보면 속이 꽉 찼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제품 두께를 두껍게 제작하면 다른 플라스틱 제품에 비해 확실히 단단하다는 느낌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저렴한 물건이라는 이미지도 불식시킬 수 있고요.”>


똑똑한 사람들의 멍청한 선택, 리처드 탈러   

넛지로 유명한 리처드 탈러의 책이다. 넛지라는 책이 탄생하기까지, 행동경제학이 어떻게 태동했으며, 어떤 논쟁을 거쳤고, 어떻게 세상에 적용되었는지에 대한 책이다. 말하자면 행동경제학의 역사서다. 모두들, 자신이 이콘이 아님을 인지하라.

<결국 나는 한 가지 묘안을 냈다. 다음 시험에서 만점을 100점에서 137점으로 높였다. 난이도를 좀더 높여서 정답률은 70퍼센트에 불과했지만, 평균 점수는 기분 좋게 96점으로 나왔다. 학생들은 환호했다. 물론 실제 학점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학생들 모두 만족해했다. 그후로 나는 이 과목을 강의할 때마다 만점을 137점으로 잡았다.>


보이는 세상은 실재가 아니다, 카를로 로벨리   

물리학의 역사는 너무나 많은 시대의 천재들이 한 겹씩 쌓아올린 1400장 페스츄리 같은 것이다. 카를로 로벨리는 뛰어난 이론물리학자인 동시에 대중과학서 작가로, 양자역학의 이론적 역사, 그리고 아직 논쟁적인 부분에 대해서 (상대적으로) 쉽게 설명해준다.

<아인슈타인이 제시한 시공의 구조는 오늘날 잘 받아들여지고 실험실에서 반복해서 시험되고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확립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죠. 시간과 공간은 뉴턴 이래로 생각되었던 방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 차이는 ‘공간’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림 3-2의 ‘연장된 공간’에서는 ‘지금 이 공간’이라고 딱히 부를 만한 특정한 부분이 없습니다. ‘현재’라는 것에 대한 직관적인 생각, 우주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사건들의 모음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맹목의 결과, 즉 우리가 작은 시간적 간격들을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갖게 된 단정일 뿐입니다. 현재라는 것은 지구의 평평함과 비슷합니다. 착각이죠. 우리는 감각의 한계 때문에, 바로 앞에 있는 것밖에는 보지 못하기 때문에 지구가 평평하다고 상상합니다.>


에로스의 종말, 한병철   

피로사회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한병철의 작품. 현대의 성과지향적 사고는 타인을 비교우위를 검증하기 위한 거울로 만든다. 이러한 타자성의 상실은 본인을 나르시시즘적 우울에 빠트린다. 우리에게는 에로스가 필요하다. 에로스는 자기 부정에서 비롯하여 타자를 타자로서 경험하게 한다. 라는 책인데, 피로사회를 읽고 나면 와 닿는 부분이 있다.

<푸코는 신자유주의적 자유의 구호를 "나는 당신에게 자유의 가능성을 마련해주겠다. 나는 당신이 자유로울 자유가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겠다." 라고 했다. 하지만 산자유주의적 자유의 구호는 실제로는 "자유로워져라"라는 역설적 명령문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명령은 성과주체를 우울증과 소진상태 속에 빠트린다. ... 넌 할 수 있어, 라는 구호는 엄청난 강제를 낳으며 성과주체를 심각하게 망가뜨린다. 성과주체는 자가 발전된 강제를 자유라고 여기며, 강제를 강제로 인식하는 데 실패한다. 넌 할 수 있어, 는 심지어 넌 해야 해, 보다 더 큰 강제력을 행사한다. 자기 강제는 타자 강제보다 더 치명적이다. 왜냐하면 자기 자신에게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이들 중 내 설명에 끌려 책을 읽고, 나에게 말을 걸어준다면 행복할 것이다. 우리 함께 책 이야기를 하자! 한 달에 한 번 독서모임 팥죽단에 관심있다면 연락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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