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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위 Jul 20. 2023

병든 어른보다 철없는 어른이 될래

  2023년 하반기 요가 수업이 시작됐다. 요가를 처음하고 나서부터 일년 반의 시간이 지났다. 요가 실력은 누구보다 빠르지 않지만 마음의 시선은 어느 때보다 현재에 머물러 있다. 일년 반 전 마음의 시선은 어디에 있었나 생각해보면 여러군데 흩어져 있었다. 과거를 해석하는 시각으로 바라보면 흩어진 과거의 시선을 정리하기 위해 요가를 했다. 하루에 한 시간 반 동안 호흡과 동작에 집중하면서 1초, 1초의 시간을 자각하게 됐다. 현재에 영향을 주는 과거의 후회와 슬픔에 집중하기 보다는 현재에 할 수 있는 것을 집중할 수 있게 말이다. 나라는 펜이 단단하게 흔들리면서 현재에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말이다. 


  불안도가 높은 사람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는 것이 그리도 오래 걸렸는지도 모르겠다. 욕심도 많은지라 포기하고 싶지 않은 것들도 참 많았다. 어떤 어른이라면 무언가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해 책임을 져야하지만, 욕심이 많은 나는 그러기 보다는 어떻게 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 마음의 불안을 정리하는 것도 그 중 하나였다. 아마 무언가를 하나 포기하고 만족할 만한 선택을 더 일찍 했다면 소위 생각하는 책임지는 어른의 모습이 좀 더 일찍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만족이라는 지점을 찾을 때까지 꽤나 오래 걸렸다. 아마도 덩치만 커진 어린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병들어 버린 어른이 되어버려서 찾아왔던 병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또 주변에 책임은 지지만 병든 어른을 많이 보기도 했다. 병든 어른일 바에 철없는 어른이 되겠다는 생각이었다. 병들기보다 지금 가장 젊고 차라리 그럴때 어린 아이처럼 살아가겠다고 말이다. 물론 지금도 어른아이지만.


  요가 동작의 반복은 어딘가로 날라가기 쉬운 약해빠진 마음을 현재에 집중하게 만들어 주는 거 같다. 왜 요가를 하는 사람들은 반복되는 요가 동작을 하러 요가원에 방문할까. 나에게 반복되는 요가하는 일상은 요즘 현재에 바로 서기 위해서 그리고 동작을 하면서 내가 하는 선택과 마음가짐은 인생을 살면서 어떤 선택을 할 때의 마음가짐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때의 내가 소심하고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면 그 다음의 나는 점점 더 대담해지고 도전하고 다치고 다시 시작하는 선택을 하는 나로 바뀐다. 나라는 세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나만의 인생을 그린다.


  지금 현재 나는 요가를 통해 바로 서는 연습을 하고 있다. 나로서 단단하게 흔들릴 수 있게 말이다. 요즘 내 마음은 그렇다. 덕분에 직업도 새로이 갖고 어떤 인생 그려갈지 고민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중이다. 대신 불안을 다스리고 느슨하게 하나씩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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