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의 본질, 인도에서 배운 마음의 정렬

“몸이 아니라, 마음부터 펴는 시간”

by 형형색색

처음 요가를 배운 건 한국에서였다.

헬스장 한쪽에서 요가 매트를 펴고,

유연한 강사의 시범을 따라 몸을 구부렸다 펴고,

어렵고 낯선 동작에 숨이 찼지만,

수업이 끝나고 나면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좋았다.

그런데 인도에 와서 요가를 다시 만났을 때,

나는 지금껏 내가 해온 게 요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충격을 받았다.

그곳에서 요가는 동작이 아니라, 태도였고, 삶이었다.


요가원을 찾아간 아침, 고요에서 시작된 시간

델리 외곽의 한 아쉬람(ashram).

새벽 5시 반.

어둑한 새벽 공기 속, 맨발의 사람들이 조용히 매트를 깔고 앉았다.

“오늘은 프라나야마(호흡 수련)부터 시작합니다.”

선생님이 말했다.

나는 자연스럽게 자세를 잡았고, 들숨과 날숨에 집중했다.

그런데 30분이 지나도록 아무런 동작을 하지 않았다.

가르침은 오직 호흡뿐이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요가는 숨 쉬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라는 걸.

호흡이 흐트러지면, 마음이 흔들리고,

마음이 흔들리면, 몸도 버틴다.


‘자세’보다 중요한 건 ‘정렬’이라는 말

“당신의 몸은 어디로 기울어져 있나요?”

수업 중 선생님이 이렇게 물었다.

나는 곧바로 자세를 바로 잡으려 했다.

하지만 선생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몸이 아니라, 마음이 어디로 기울어 있는지요.”


그 말이 마음을 울렸다.

나는 늘 요가를 하면서도,

동작이 정확한지, 옆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지에 집중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 안을 바라보는 대신, 내 바깥만 가다듬고 있었던 것.


그때부터 내 요가는 조금 달라졌다.

정렬한다는 건, ‘자세’를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방향을 가만히 살펴보는 일이란 걸 조금씩 체험하게 되었다.


땀보다 고요, 유연함보다 수용

한국에서의 요가는 때로 다이어트나 유연성 향상을 위한 운동으로 포장된다.

하지만 인도에서는 조금 다르다.


여기선 요가를 하는 사람에게 “몸 좋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대신 “당신의 에너지가 고요하군요”라고 말한다.


땀이 나지 않아도 괜찮고,

동작이 매끄럽지 않아도 괜찮다.

오히려 그 어색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능력,

‘지금 이 순간 나를 수용하는 자세’가 요가의 핵심이었다.

요가 중 나의 다리가 덜덜 떨릴 때,

선생님은 다가와서 이렇게 속삭였다.

“그 떨림을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관찰하세요.

우리는 몸을 조율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들려주는 말을 듣는 겁니다.”


요가가 알려준 것 – 나를 버티게 하는 중심축

요가를 통해 나는 삶을 조금 다르게 느끼게 되었다.

몸을 펴는 것보다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법,

균형 잡는 것보다 흔들릴 때 주저앉지 않는 법,

그리고 멈춰 있는 동안 마음을 들여다보는 감각을 익히게 되었다.


세상은 늘 바쁘고, 말이 많고, 기준이 흐릿하다.

그럴수록 요가가 내게 주는 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에서 중심을 찾는 훈련이었다.


그건 단순한 명상이 아니라

진짜 삶의 태도였다.


요가는 끝나는 게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다

요가 수업이 끝난 뒤, 선생님은 늘 말한다.

“진짜 요가는 매트를 벗어난 다음부터 시작됩니다.”


그 말이 처음엔 어렵게 느껴졌지만,

어느 날 버스 안에서,

누군가에게 짜증이 날 때,

마음속에 올라오는 파동을 잠깐 바라보는 순간,

나는 ‘요가를 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인도에서의 요가

몸이 아니라, 삶의 흐름 속에서 나를 지켜보는 연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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