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잘되면 좋겠습니다>책 리뷰

by 무아상

세상에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도 많다. 이 책의 저자 김민섭이 그렇다. 그런 사람들이 여기저기 어느 곳에선가 살고 있었다니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책에는 크게 네 가지 이야기가 있다. 첫 번째는 대학원 석·박사 시절과 헌혈한 이야기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김민섭이란 이름의 사람을 찾아 해외여행 보내준 이야기, 세 번째는 교통사고 후 무례한 상대방을 고소한 이야기, 네 번째는 헬스와 달리기를 하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이야기이다. 전반적인 내용은 연약하고 먼지 같던 시절을 지내며 느낀 것과 사람들과의 연결에 대한 이야기다.


첫 번째 대학원 석·박사 때 이야기는 먼지 같고 연약했던 그러나 착하고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었던 모습을 보여준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도 남이 잘되는 것을 기뻐하고 양보하는 착한 아이였다. 대학 졸업 후 사회에 나오지 않고 학교에 남는다. 사람들과 연결이나 도움이 되고 싶어 헌혈하며 순진하고 연약한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낸다. 그러던 그가 박사 수료를 마친 3년 후 학교를 나온다. 저자의 다른 책 <나는 지방대 시간 강사다>에서 대학에서 진로를 포기하고 나오게 된 구체적인 이야기가 있겠지만, 읽지 못했다. 하지만 나도 약간은 경험해 봐서 대충 알 것 같긴 하다. 그는 학교를 나와 대리운전 같은 일을 하며 글도 쓰고 씩씩하게 산다.


( 씩씩하게 살지는 못했지만 나도 비슷한 경험을 하며 살았다. 사연은 달라도 연약한 시기를 경험했다. 어릴 때부터 마르고 약해 보였고, 작은 목소리에 말도 거의 안 하는 데다 여자였으니 저자보다 더 불리한 상황이었다. 어릴 때는 이유도 모르고 착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연약하고 순진하고 착한 채로 성인이 되려니 남을 괴롭히려는 사람들의 표적이 되었다. )


두 번째 이야기인 같은 이름의 김민섭을 찾아 여행을 보내주는 이야기는 약 만 팔천 원을 들여서 이룬 일이다. 그 돈을 남에게 주겠다고 생각하니, 지금은 그것 때문에 저자가 더 유명해지고 돈도 몇 배로 많이 벌게 되었다. 꾸준히 선한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욕심 없이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눈덩이 처럼 크게 불어나 보답되는 사례이다.


(저자는 약했던 시기에도 선한 마음을 유지하며 조금씩이라도 선한 행동을 해왔고 씩씩하고 성실하게 보냈다. 그래서 위태로운 전환기를 잘 넘길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 시기에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너무 좌절하고 포기했고, 화도 나고 세상을 미워하게 되었다. 미워하던 시절에는 미워할 만한 사람들이 많았다. 나도 나쁜 사람들처럼 힘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게 되었고, 나한테 부당하게 구는 사람들을 이제부터는 가만두지 않겠다고 반격을 해서 성공하기도 했다.)


세 번째 이야기는 교통사고 후 상대방과의 다툼 문제다. 저자의 아버지는 차 사고가 나면 상대가 잘못했어도 그냥 가라고 했다. 저자는 사고 후, 상대가 욕하며 모욕을 주자 복수를 하기 위해 차를 렌트해서 상대방에게 비용을 더 물게 하고 형사처벌받도록 고소한다.


(나도 가끔 멋지게 성공해서 차 사고가 나도 상대의 난처한 상황을 보며, 너그럽게 '그냥 가세요' 하는 상황을 꿈꾸기도 하지만, 저자가 고소하는 것을 읽으며 속이 시원했다. 그렇게 무례하게 구는 상대도 삶이 무서워서 그런다는 건 알지만, 모든 책임과 언어폭력까지 받아내기에는 나도 연약하다. 연약한 사람끼리 세상 그렇게 살면 안 된다. 무엇보다도 그런 행위를 멈추게 해야 한다. 그래서 나도 억울한 일을 당하고 저자처럼 끈질기게 상대를 처벌한 일도 있다. 주변 사람들이 나를 성격 나쁜 사람으로 볼까 하는 염려도 했다. 그런 사람들을 상대하며 그들을 닮아가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서나 너그러운 마음과 정당한 것, 불이익을 당하고도 약해서 참는 것을 구별해야 한다. 그래야 약자끼리, 조금 강한 사람이 조금 더 약한 사람을 학대하지 않게 된다.

이때는 연약하던 시절을 견디고 '용기'와 힘이 생기는 단계인 것 같다. 이 시기에 타인에 대한 연결과 선한 마음을 잃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비롯해 연약한 사람을 돌볼 줄 알고, 남에게 당하지도 않게 된다. 저자는 대학을 나오며 마음이 무거웠을 텐데, 그 시기를 잘 보내서 지금 모든 일이 잘 되 것 같다.

어릴 때와 달리 요즘은 착해야 할 이유를 체험으로 알 것 같다. 나도 다시 선하게 살고 세상을 미워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으니 조금씩 좋은 사람들이 자꾸 주위에 보인다. )


저자는 선한 일을 선택하며 상대가 보답하지 못할 만한 사람이면 어쩌나, 혹은 손해 보는 일은 아닌가 하는 염려에, 상대와 상관없이 '내가 선한 선택을 하다 보면 세상이 나를 어디론가 데려다 놓을 것이라고 믿는다. 인생은 도착지가 아니라 선택에 있다.'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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