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으로 절제하는 사랑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며 살기 - 기대

by 무아상

"왜 안될 거라고 생각하니? 좋은 걸 기대해야 좋은 일이 이루어진대! "

"기대하면 괜히 실망하게 되잖아요, 기대 안 하는 게 나아요."

오래전에 제자 Y와 했던 대화다.


기대도 시도도 안 하겠다는 말이다.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하는 권유였다. 꿈과 가능성이 많은 아이였다.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하고 다녀서 보기 좋았는데, 좋아하면서 세상에서 인정받을 만한 도전 앞에서는 막상 회피했다.

제자 Y의 솔직한 말에 반박해야 했지만, 귀엽기도 하고 씁쓸하기도 해서 미소가 떠올랐다. 나도 같은 유형에 같은 이유를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살아가고 있었다. 내 무의식적 심리도 콕 집어 들킨 것 같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기대도 실행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과거에 사랑하다가 상처받았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다시 사랑을 기대하기 두렵다. 자기가 사랑을 기대할 만큼 능력이 없다고 결정한다. 능력이 없지 않지만 능력이 없다고 결정하면 두려움과 마주치지 않아도 된다. 상처받는 게 싫으면서, 무능하다고 자기에게 인식시키며 사랑을 절제한다. 이런 사람은 좋아하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좋아하는 게 있는 사람'이다. 그런 것이 없다면 두려울 것도 없고 도전이나 기대하는 상황에 마음이 무거울 이유 없다. 사랑하지 않는 것에 실패해도 무엇이 두려워 무능 뒤에 숨겠는가.


사람을 사랑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처받는 게 두려워 정말 사랑하는 사람 앞에 나서지 못한다. 변명하기 위해 자신이 무능하다고 결정짓는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과 결혼하여 역시 불행하게 산다. 그런데 상대보다 여러모로 못하지만 결혼에 성공하는 사례도 있다. 정말 사랑해서 결혼하는 경우라면 해피엔딩이지만, 사랑하지 않으면서 신분상승을 위해 적극적으로 데시 하여 결혼하고 상대까지 불행하게 하는 결혼도 있다. 그 자신감과 용기가 존경스럽긴 하지만, 서로를 위해 사랑과 욕망은 구별되어야 한다.


일에서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좋아서 선택한 일인데, 배우는 과정에서 상처를 받고 시도를 안 하는 사람이 있다. 재능이 없다고 변명하지만, 다시 상처받기 두려워서 차라리 능력이 없다고 결정한다. 다른 사람도 배우는 과정에서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직면하고 사랑의 힘으로 극복해 나가는 것이다.


두려움과 사랑을 회피하려고 자신을 무능하다고 결정짓기로 한 사람은, 속물인 사람보다 자신과 사랑을 더 배신하는 사람이다. 자신이 다칠까 봐 도망간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을 포기하는 이유는 상처에 대한 두려움 말고 또 있다. 사랑을 포기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작은 달콤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 달콤한 이득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정말 소중한 것을 잃고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며 살지 못한다.

'부정적 생각의 달콤함'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이야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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