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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어 Sep 24. 2024

벤츠와 테슬라의 차이점

내가 테슬라를 계약한 날은 2024년 8월 3일이다.   

그런데 계약하기 이틀 전에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로 인한 불이 나 몇백대의 차량이 불에 탄 사건이 터졌다. ‘여러 가지‘ 이유로 언론에서는 사건을 ’부풀렸다‘.   

개인적으로 추론해 보자면 현 정권의 수많은 실정 이슈들에서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측면이 있을 것 같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전기차는 최대 악으로 인식되었다. 또 다른 추론은 아직 팔지 못한 내연기관차나 하이브리드 차량의 판매를 높이기 위해 상대적으로 전기차를 악마화하는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미국의 몇 개 주는 2035년 이후에 법적으로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가 금지된다. 유럽도 마찬가지이고 파리는 2030년부터 파리시에 내연기관차 진입을 막는다고 한다. 앞으로 5년,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런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이번 사건으로 한국만 전기차로의 발전이 1년만 늦어진다면 궁긍적으로 자동차업계가 받는 타격은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화재사건을 이렇게 부풀려서 공포심을 유발한 언론은 나중에 양심의 가책이라도 느낄까?…


전기차를 사기로는 했지만 나도 ‘기레기‘들의 선동에 잠깐이나마 불안했던 건 사실이다.   

그래서 정보를 더 찾아보고 진실이 무엇인지를 학습했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테슬라는 ’비교적’ 안전하다였다.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와 전기모터이다. 이 중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부분은 주로 배터리다.  

전기차의 배터리는 가장 작은 단위인 셀, 셀을 모아둔 모듈, 모듈을 여러 개 붙여서 팩이라고 한다.  

물질을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원자가 모여 분자가 되는 원리라고 생각하면 된다.  

더 쉽게 이야기하면 아파트에서 각각의 집 한세대를 셀이라고 하면 한 동은 모듈, 아파트 단지는 팩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약 셀 하나에서 이상이 생겨서 불이 났다고 했을 때… 쉽게 아파트 한 세대에서 불이 났다고 가정해 보자.  

이 불은 이웃집에 옮겨 붙을 것이다. 그리고 동 전체를 태우고 더 커지면 단지 전체에 옮겨 붙을 수도 있다.  

그런데 아파트 한동이 3층짜리 아파트로 6세대만 산다고 하면 최악의 경우 6세대가 불타고 말 것이다. 하지만 30층 짜리 아파트라면 60세대가 불탈 수 있다. 화재의 규모와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또 동과 동 사이가 너무 가까워서 다른 동에 옮겨 붙으면 단지 전체가 탈 수도 있다.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불이 난 벤츠 전기차의 경우 중국의 파라시스 배터리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배터리의 경우 셀 30여 개를 붙여서 하나의 모듈을 만들고 그 모듈을 다닥다닥 붙여서 배터리 팩을 이루고 있다. 상대적으로 국산 전기차의 경우 하나의 모듈에 셀이 10개를 넘지 않는다. 화재 위험도가 어떤 차가 클지는 예상이 된다.  

하나 더 고려해야 하는 부분은 셀의 형태다. 문제가 된 벤츠 전기차의 배터리 셀 형태는 파우치 형이다. 얇고 넓적한 파우치 모양을 하고 있다. 셀 자체가 딱딱하지도 않고 충격에 약한 단점이 있다. 물론 모듈이나 팩을 강하게 만들어서 외부 충격에 대비하겠지만 셀 자체의 이상이 생겼을 때 모듈 전체가 화재로 이어질 확률이 크다.  

반면에 테슬라의 배터리 형태는 원형 셀을 사용한다. 흔히 알고 있는 원통형 건전지 형태를 떠올리면 된다. 여러 개의 원통형 건전지를 세워서 모아놓은 후 모듈을 만든다. 동전을 바닥에 겹치지 않게 펼쳐놓게 되면 원과 원 사이에 공간이 생긴다. 원통형 셀을 펼쳐놓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이 비어있는 공간에 화재가 번지지 않게 불연 물질을 채우기 때문에 화재의 위험성이 줄어든다. 원통형 셀 자체도 충격에 강한 장점이 있다.

사실 파우치형은 핸드폰이나 노트북, 아이패드와 같은 전자기기에 많이 사용하는 형태이다. 공간을 덜 차지하면서 단일 셀 형태로 충분한 효율을 낼 수 있는 소형 기기에 적합하다.   

전기차처럼 고효율을 내기 위해 여러 개의 파우치를 겹치는 형태는 현재 기술로는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 같다.   

벤츠가 이런 파우치 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전기차의 역사는 매우 짧다는 것이다. 10여 년 정도의 짧은 시간을 생각하면 지금의 기술력은 칭찬할만하다. 그리고 그 기술력을 이끌고 있는 전기차 회사는 테슬라이다.   

가장 먼저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고 누구보다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며 그래서 더 많은 데이터를 갖고 있다.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서 만든 것이 지금의 테슬라 전기차이다.   

벤츠를 비롯한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 기업은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컸을 것 같다. 전기차 시대가 조금이라도 늦게 오길 바랐을 것이다. 그래서 혁신은 더디고 기술 발전은 제자리걸음이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있고 대세를 거스를 순 없다.   


전기차 화재를 핑계 삼아 내연기관차를 몇 대 더 팔 수는 있을지 모르지만 혁신하지 않는다면 결국 테슬라와 같은 기업에 잡아 먹히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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