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투어2

완벽한 예식장은 없다

by 무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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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제일 중요하지, 밥 맛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 안나는게 결혼식이다, 식장을 드나들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다. 나로 말하자면 타고난 먹보이며, 음식을 가리지 않고 잘 먹는 탓에 예식장에서 그렇게 맛이 기억에 남았던 적은 없었다. 예식장이 8-90%는 뷔페 형식이기 때문에 밥 맛은 어디든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해 전, 어느 친구의 예식장을 갔는데 밥이 너무 충격적으로 맛이 없었다. 뷔페 반찬들은 모두 식어 있고 맛은 너무 짜거나 너무 맹맹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각종 소스들도 시판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희안하게 밥 맛이 안 좋으니까 진짜로 그 날의 기억도 안 좋게 남은 것 같다. 난 밥 먹으러 거기 간 게 아닌데, 이상할 노릇이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축의금이 밥값이라는 관념이 자연스레 박히는 걸까? 친구가 이 뷔페에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길 그저 바라고 잊어버린 것 같다. 그러나 직접 결혼을 준비해 보니, 밥이 맛이 있든 맛이 없든 밥값 지출이 모든 결혼 비용 중에 가장 크다는 것을 알기는 어렵지 않았다.


내가 모르는 예식장을 투어하면 그 즉시 밥 맛을 알기도 어려웠다. 예전엔 시식이 가능했던 것 같았으나 코로나 이후로 예식장 뷔페는 무조건 예약 시식을 해야만 했고, 그것도 계약하지 않은 손님에게 시식을 제공하지 않았다. 물가가 많이 오른 탓도 있겠지만 큰돈을 내야 하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싶었다. 또한 내가 태생적으로 밥을 잘 먹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우리 식구들 모두 잘 먹고 건강한 아웃핏을 뽐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뷔페의 퀄리티는 내게 중요했다. 처음엔 그래서 밥 맛을 위주로 준비하려고 했지만 그러나 막상 준비해 보니 결혼식에는 뷔페만이 다가 아니었다. 사진에 어떻게 남을지, 컨시어지들이 어떤 식으로 서비스를 하는지, 하객 좌석은 몇 개인지, 주차 공간, 접근성 등등 따져 봐야 할 것들이 많았다.


결국 나는 처음과 다르게 밥만을 고려한 선택을 하지 않았다.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어떻게 생각할까? 그러나 결혼이 끝나고 나서야 알게 된다. 아무도 절대, 내 면전에서 결혼식에 이러쿵 저러쿵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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