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결혼은 사실 부모님들의 잔치다

by 무근지


"결혼식은 사실 당사자들은 들러리고 부모님의 잔치다."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그럴 수밖에 없는 점은, 결혼이 끝나고 난 지금에서야 더 확실하게 이해되지만, 부모님의 하객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새삼스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아, 세상이 참 빨리 변했다. 지금은 또래의 결혼식이 그렇게 흔하지도 않고 다양한 선택을 하는 가족들이 많아졌다.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역시 혼자 남기로 하는 것. 세상이 다양한 관점과 시선을 받아들이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만, 어린 나이 친구들이 어떤 것을 결정할 때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혼란을 갖게 되는 것도 어쩌면 어려운 일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내 결혼식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의 하객이 많고 부모님의 의견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우리는 가까이 살지 않았다. 그리고 아무리 가족이라고 해도 우린 따로 살고 있기 때문에 여전히 서로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하고 있지는 않았다. 여전히 시답잖은 이유로 옥신각신 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나의 경우, 부모님과의 소통에서 날짜 선정에 가장 애를 먹었다. 만화에서는 간단히 나오는 이야기지만, 사실 서울에 결혼식 붐(?)이 일어나면서 도통 괜찮은 시간이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또한 나는 최대한 저렴한 날에 결혼을 하고 싶었지만 지방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올라오는 하객들의 시간을 생각하면 애매한 시간에 하긴 어려웠다. 우리 또래의 젊은이들도 아니고 말이다.


돌이켜보면 불만스럽고 힘들었지만 당일이 됐을 때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채워 준 것에 대해서 너무 감사했다. 힘들더라도 노력한 보람 있었다. 그러나 결혼식이라는 행사는 여전히도, 너무 귀찮고 굳이 안 해도 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다. 그저 잘 치렀으니 좋은 기억으로 남은 것이지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은 여간 스트레스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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