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 삼월, 죽은 나무

春來然後知枯死之樹

by 김무균
공자는 날씨가 추워진 연후에야 송백의 시들지 않음을 안다고 했으나, 봄이 온 연후에야 말라서 죽은 나무를 알 수 있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난겨울,

마른 잎사귀들을 달고 있는 활엽수들 사이에 서 있는 저 나무가 죽어 있는 것인지 살아 있는 것인지

나는 생각하지 않았고, 알 수도 없었다.

그런데 어제, 겨울 지난 산을 오르다

갈색의 마른 잎사귀들을 달고 있던 활엽수들이

묵은 잎사귀들을 털어내고

초록의 새싹을 틔워내는 것을 보면서

저 나무들이 죽어 있는 것을 알았다.

아직도 마른 갈색의 잎들을 달고 있는 나무에서는

한 줌의 온기도

어떠한 생명의 숨결도

느껴지지 않았다.

날씨가 추워진 후에야 송백의 푸름을 알 수 있듯

봄이 오고 난 이후에야 나는

새싹으로 봄을 맞는 나무들 사이에서

더 이상 생명의 숨으로 봄을 맞이할 수 없는

죽은 나무들을 알게 되었다.

그것이 숲의 실체였고, 실재한 나의 봄이었다.(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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