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을 켜 주고, 숨을 멈추게 하라!

by 김무균

슬픔이 너무 크고 깊으면 바로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그것은 가끔 폭풍 같은 오열로, 해일 같은 통곡으로 오기도 한다.

그럴 때 그것은 깊어 끝을 알 수 없는 무저갱(無底坑) 같아서

누군가 촛불을 켜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암흑이 된다.

한 생명이 꺼지고 마는 것이다.


기쁨 또한 마찬가지다.

너무 큰 행복이 갑작스럽게 찾아오거나,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이 불쑥 찾아올 수도 있다.

시간이 한참 지난 후 그것은 가끔 알 수 없는 자만과 과욕을 불러오기도 한다.

그럴 때 그것은 터지기 직전의 풍선 같아서

누군가 그가 날 숨을 멈추고 고요히 내면을 들여다보게 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부풀고 부풀어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게 되어 터지고 만다.

그때 또 한 생명이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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