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이나 지옥은 종교적 신념으로 가득 찬 특정한 장소가 아니라, 우리가 갈망하거나 회피하려는 마음의 어느 한 상태가 아닐까?
낙엽(落葉)|김무균
삶이 죽고 있는 걸까.
아니면 죽음을 다시 사는 걸까.
삶이 늘 좋은 것도
죽음이 꼭 나쁜 것도
아닐 텐데
삶은 알지 못해도 익숙하고
죽음은 알지 못해서 두려운 것일까.
삶이 죽음을 사는 것이고
죽음이 다시 삶을 사는 것이라면
살든 죽든 무슨 상관인가.
하늘이 저리 푸르고
바람은 이리 좋은데
이 가을 날
낙엽이 떨어지는데
삶과 죽음의 길이
여기,
한 가지에 모두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