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이 오듯 봄이 왔으나, 봄과 함께 바람도 따라 왔다. 봄 햇살에 언덕 위로 숨결같은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처음에는 희미하고 미지근했으나, 이내 달큰하고 상쾌한 냄새가 났다. 살찐 바람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낙하했다. 바람이 낙하할 때 꽃도 함께 떨어졌다.
落花|김무균
봄아
아이구
봄아
꽃만 데려오지
바람은
왜
데리고 왔니
화발다풍우에
꽃 떨어지면
봄아
바람난
봄아
내년 봄엔
너만
오너라!
꽃 떨어지지
않게.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 우무릉(于武陵, 810~미상, 당나라 시인)의 오언고시 '권주(勸酒)중에 나오는 구절이다. 꽃이 필 때면 바람이 많이 분다.
勸酒|우무릉
권군금굴치 勸君金屈巵|그대에게 이 금 술잔의 술 권하니
만작불수사 滿酌不須辭|잔이 넘친다고 사양하지 마시게
화발다풍우 花發多風雨|꽃이 필 때 비바람 많은 법이고
인생족별리 人生足離別|인생살이에는 이별이 많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