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부처님도 외로워서 우시는가.
큰스님이 바쁘시다|김무균
사월초파일 부처님 생신날
큰스님이 바쁘시다.
연등도 높게 걸고
동자승도 살피시고
백팔배도 길게 하고
‘상구보리하화중생’
범종도 크게 치고
목탁도 두들기고
‘아제아제바라아제’
반야경도 송誦하신다.
중생들 믿음이야
기복祈福이 으뜸인데
돈오점수 깨달음은
저만치 멀고
내 한 몸 고단하여
중생 구제 이룬다면
그 또한 열반涅槃일터.
입전수수入廛垂手로
큰스님이 바쁘신데
가끔은 부처님도
외로워서 우시는가*
초파일 연등 위로
빗물이 떨어진다.
▲애기 부처님 이미지는 pengwing에서 무료로 다운 받았다.
*정호승님의 시 ‘수선화에게’ 중에 나오는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를 모티브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