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느 백수의 오락가락 독서일기

by 김무균

난 2017년부터 읽은 책들 중에서 독서기랍시고 쓴 글 중 29편(브런치북 제작 분량의 사소한 문제로 30편에서 1편을 뺐다)과 새로 쓴 ‘프롤로그’를 더해 30편을 맞추었다. 분량은 브런치에서 권장하는 20편 내외를 한참 벗어났고, 읽는 시간도 1시간이 넘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브런치가 분량과 시간에 대해 권장하는 이유를 모르는 바는 아니었으나, 전체 독서기의 흐름상 글을 빼거나, 나누는 것이 탐탁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에는 독서기 중간 중간에 에세이 몇 편을 추가해 끼워 넣으려고까지 했었다. 독서기의 단조로운 천편일률을 보완하기 위한 얄팍한 술수였다. 하지만 그러던 중 에세이들은 다음에 다른 성격의 작품집으로 만드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써 놓은 글들이 꽤 있으니, 나름대로 추려서 엮기만 하면 될 일이었다. 독서기 중 어떤 글들은 가문 우물에서 물을 긷듯 필사적으로 썼고, 어떤 글들은 단지 의무감으로 쓴 글도 있다. 하지만 어쨌거나 쓸 때만은 정성을 다해 쓴 것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그때그때 개인 블로그에 올려 글들이 모래알 속의 바늘 신세가 되는 것을 막았다. 어쩌다 독서기에 쓴 책들을 접하게 되거나, 책 속의 글들을 인용할 필요가 있을 때 가끔씩 블로그에 들어가 독서기를 읽어보곤 한다. 그러다 얼마 전 어차피 돈 드는 일도 아닌데, 블로그의 독서기 만을 따로 모아 브런치북으로 만들면 어떨까?, 생각했다. 몇 년 전에도 ‘남한산성 1636’이란 제목으로 브런치북을 제작한 적이 있었다. 물론, 구독자는 적다 못해 희귀할 정도다. 하지만 그러면 또 어떤가? 스스로 목말라 길은 물이었다. 생각나면 즉시 실행해야 하는 성격이라 서재에 들어앉아 바로 ‘프롤로그’를 쓰기 시작했다. 추천사나 서평은 필요 없었다. 써 줄 사람을 굳이 구하자면 구하지 못할 바는 아니었으나, 무슨 자랑이랍시고 추천서나 서평을 부탁하겠는가. 단지, 독서기로 한가함을 빙자한 시간과의 분투에서 스스로를 지켜냈음에 감사할 뿐이다.



2025년 9월 6일 오후

남한산성 아래서 김무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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