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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elike Jan 12. 2021

마음을 제대로 말할 수 있기를

<오! 삼광빌라!>

주말드라마 <오! 삼광빌라!>를 보면 우정후(정보석)가 전 부인 김민재(진경)에게 그의 마음과는 달리 무뚝뚝하게 반응하는 것이 나온다. 그도 기억상실증이라는 극적인 상황을 겪고 생각과 말이 변했지만 전 부인에게는 어려운 모양이다. 전처 김민재에게 잘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본인이 쑥스러워서 또는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본인 스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자책하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그가 이해되면서도 안타깝다.      


말을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잘하기는 쉽지 않다. 오해가 생기면 지난 일을 반추해 보기도 한다. <오! 삼광빌라!>에 나오는 우정후는 “내가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내가 왜 그렇게 말했지?” 하고 지난 일을 후회한다. 그러면서도 전처에게는 주워 담고 싶은 말을 한다. 그의 마음은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처럼 -행동이나 말이 잘못되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았을 때와 같이- 행동하고 말한다.      


가장 가까웠던 사람에게 자신의 바뀐 모습을 보이기 어려워한다. 가까이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다 알았다고 할 수 있을까? 남편이고 가족이지만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몰랐다. 같이 살았지만 대화는 하지 않았다. 경제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만 보며 달려온 그가 기억상실증이라는 극단적인 경우를 당하면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바뀌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바뀐 그의 행동과 말이 전처에게는 잘 안된다. 다른 사람에게는 웃으면서 이야기하지만 전처에게는 여전히 버럭 한다. 그녀는 가장 가깝게 있었기에 포장되지 않은 그의 모습이 가장 두껍게 각인되어 있을 터이다.      


그동안 잘못했다고 인정하고, 그녀에게 말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그렇게 말할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 말하려고 해도 자꾸 어긋난다. ‘내가 너를 안다’라는 서로가 다 안다는 태도가 문제일지 모르겠다.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내 말에 기분이 나빴을까?” 그 중간에 그가 있다. ‘저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면 좋겠다. 다른 사람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을 신경 쓰는 것보다는 자신의 말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생각을 살짝 내려놓고 자연스럽제 자신의 마음을 오픈했으면 좋겠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참아야 한다. 극단적인 단어 ‘절대’, ‘해야만 해’, ‘끔찍하다’ 같은 말은 되도록 줄이고 계단을 오를 때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듯 말할 때도 한 계단씩 조금 가볍게 대화를 진전시키면 좋겠다.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차리면서 말하고 싶다. 분위기에 맞추고 리듬에 맞추어 조절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드라마에 나오는 우정후 씨! 실수에 지나치게 자책하지 말아요. 극단적인 단어는 배제하고 가벼운 단어로 바꾸어 말하세요. 전처에게 말을 더 잘하기 위해 연습하다 보면 드라마가 끝날 때쯤이면 당신의 갈등도 해결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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