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날이 있다. 전시회에 가고 싶어 졌다. 그래서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가보기로 했다. 코로나 19로 다시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른다. 컴퓨터 검색을 해서 전시회를 찾았다. 네이버 창을 열어 예매하고, 찾아간 곳은 ‘미켈란젤로 특별전’이었다. 언제 바티칸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미켈란젤로 작품을 미디어로 만나며 해외여행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기로 했다.
도슨트가 설명해주는 시간에 맞추어 전시장인 M컨템포러리로 출발했다. 르메르디앙 서울 호텔 주차장을 이용하면 티켓 발권할 때 3시간 무료 주차가 가능하다고 하여 차를 타고 갔다. 주차하러 오르막길을 올라가니 옥외 주차장이다. 호텔 1층에 전시장이 있다고 한다. 옥외주차장에서 일단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호텔 건물 뒤편인가 보다. 어디로 가야 전시장인지 알 수가 없다. 바티칸에 가서 작품을 보는 상상을 하며 왔는데, 해외여행을 하다가 길을 몰라 찾는 것처럼 건물 안에서 길을 헤맸다.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미디어로 보면서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을 만났다. 해외여행을 가서 만났던 조각이나 그림들을 회상하며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이 있는 공간을 상상했다. <바쿠스> <로마의 피에타>, <다비드>와 같은 조각뿐 아니라 <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 <최후의 심판> 프레스코화를 만났다. 도슨트가 작품을 설명하기 전에 보여준 미켈란젤로의 얼굴이 계속 떠오른다. 미디어로 보는 전시는 아쉬웠다. 게다가 작품 수도 많지 않다. 진품을 보고 싶다.
관람료가 비싸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3시간 무료주차를 한 것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도슨트의 설명을 따라다니며 듣다 보니 정말 여행을 와서 많이 걸어 다닌 것처럼 허리가 뻐근하다. 다행히도 허리가 아플 때쯤 해서 끝났다.
인간의 힘으로 어떻게 이런 일을 했을까 싶다. 미켈란젤로의 얼굴이 떠오른다. 미켈란젤로를 제대로 알기엔 턱없이 부족하지만 그래도 그를 보고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은 것 같다. 조금은 가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