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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elike Jan 28. 2021

아웃랜더(OUTLANDER)

집콕하면서 넷플릭스에서 아웃랜더(OUTLANDER)를 봤다. 

아웃랜더는 다이애나 개벌든의 판타지 로맨스 소설 시리즈를 각색한 서사 드라마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영국 종군 간호사 클레어(카트리나 발프)는 남편 프랭크 랜달(토비어스 멘지스)과 스코틀랜드에서 신혼여행을 즐기던 중 우연히 200년 전의 18세기 스코틀랜드로 시간 여행한다. 클레어는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제이미 프레이저(샘 휴언)와 만나게 되고 이야기는 시작된다.     


2014년 시즌 1을 공개하고 지금은 시즌 5까지 나왔다.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 시즌 1이 16부작이고 시즌 2, 3, 4가 13부작이고 시즌 5가 12부작이니 엄청난 양이다. 시즌 5까지는 67 화니 1화에 1시간이라 쳐도 이 드라마를 보는데 시간이 얼마나 드는지 짐작할 수 있을 테다. 추운 겨울 집콕하면서 몰아보기에는 안성맞춤이었다. 중간중간 19금 장면이 많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 넘기기도 하면서 봐도 이야기를 따라잡는데 어렵지 않다.      

옛사람들은 신비한 이야기를 많이 만들어 낸 듯하다. 스코틀랜드의 춥고 어두운 날, 오래된 나무들과 바람이 같이 만들어 내는 바람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정복되지 않은 병에 과학적인 치료법도 치료제도 없이 겪었을 두려움은 많은 신비한 이야기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설명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이나 이야기들은 귀신이나 마녀, 요정들이 한 일로라도 이유를 대어야 견딜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친절하지 않은 자연은 두렵기도 했을 것 같다. 돌로 성을 짓고, 집에서조차 편하게 있지 못하고 신을 신고 있다. 추위를 달래기 위해서도 알코올을 마셨을 듯하다.       


드라마를 보며 악한 이들에게 치를 떨고 억울하고 핍박받고 있는 사람에게 응원을 보낸다. 고난에도 굴복하지 않기를. 서로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를 구원할 수 있기를. 고난에도 용기 있게 행동하는 그들을 보며 그들처럼 용기 있게 살고 싶다는 생각하기도 한다. 계속 고난은 찾아오고 그들이 새롭게 문제 해결을 해나가는 것을 지켜본다. 그들의 절망이 어디에서 왔는지 보면서, 그가 고통에 어쩔 수 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그러면서도 극복하는 그들을 보면서 위로받는다. 그럴 수 있다고 다른 경험에까지 열린 마음을 가져보기도 한다.      


드라마의 결론은 끝까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계속 본 이유는 무엇일까? 나의 현실은 영화 속의 배우처럼 멋진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고, 그들처럼 강하지도 않다.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듯이 항상 극복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처럼 무조건적인 지지를 주는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이 경험하듯 고난의 몇 년을 1시간에 압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사랑과 신뢰를 얻고 싶어 하니까 그런 이야기에 끌렸나 보다.             

        

드라마를 보면 여러 인물이 나온다. 어떤 조건에도 불구하고 시공을 초월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 서로를 신뢰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그들은 계속 갈등과 좌절을 겪지만, 그것을 인내로 때로는 용기로 극복해 나간다. 하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사랑과 신뢰의 결핍 때문에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신뢰받지 못하는 사람이 되는 무한 루프에 빠진 사람도 나온다. 살아가는 일은 오해, 갈등이 없을 수 없고, 선의가 선의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이제는 변했다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을 온전히 믿기도 어렵다. 하지만, 신뢰받은 경험이 없어 사람을 신뢰하기 어렵더라도 신뢰할만한 사람은 신뢰해야 한다. 어려운 길이라도 자신에게 필요한 일이라면 노력해야 한다.    

   

드라마를 보고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의 역사, 의상, 미국 역사에 관심이 생겼다. 스코틀랜드의 자연을 보고 싶고 성을 보고 싶다. 그곳의 바람을 맞고 싶다. 스코틀랜드에 가고 싶다. 춥고 어두운 밤의 스코틀랜드가 상상된다. 오래된 펍의 백열등 불빛 아래서 따뜻한 음식과 와인을 먹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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