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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elike Mar 03. 2021

유에민쥔-Yue Minjun

한 시대를 웃다!

3월이다. 아이들 학교가 개학해서인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엔 사람이 드물었다. 3층으로 올라가 유에민쥔 전시를 보았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입이 강조되어있다. 더 이상 크게 입을 크게 그릴 수는 없다 싶을 정도로 입을 벌리고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다. 


왼쪽 그림은 유에뮌진의 <처형>,  오른쪽은 고야의 <1808년 5월 3일>

<처형>이란 작품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이라는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이라고 한다. 고야의 <1808년 5월 3일>은 나폴레옹 군대가 스페인을 점령하고 양민들을 잔인하게 처형하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고야의 작품과는 다르게 유에민쥔이 그린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처형의 순간에도 웃고 있다. 그림 속 인물들은 눈을 감고 얼굴을 돌리거나 갸우뚱하고 있다. 총을 쏘는 사람의 손에도 총이 없고 그 옆에 서 있는 사람도 웃고 있다. 그림을 보는 내 마음이 불편하다. 그림 속 인물은 웃지만 슬프기도 하고, 기묘하기도 하고 ‘아, 이 그림은 지금 비웃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작품은 2007년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59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내 작품 속 인물은 모두 바보 같다. 그들은 모두 웃고 있지만, 그 웃음 속에는 강요된 부자유와 허무가 숨어있다. 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면서도 아무 생각 없이 행복해하는 사람들을 표현한다. 이들은 내 자신의 초상이자 친구의 모습이며 동시에 이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유에민쥔     


집으로 오면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알아차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도 하루에 한 번은 웃을 일을 만들자 생각했다. 그래 그냥 웃자. 이를 드러내고 크게 웃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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