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eelike Mar 19. 2021

로즈 와일리(Rose Wylie)展

한가람미술관 1층 영국 현대회화작가 로즈 와일리전에는 관람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혼자, 여자들끼리, 커플로 온 사람도 있고, 초등학생을 데리고 온 사람도 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은데도 남자 혼자 온 사람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 다른 전시와는 다른 점이랄까. 

피카소는 “모든 어린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 문제는 어떻게 하면 어른이 되어서도 예술가로 살아갈 수 있는가이다.”라고 했다. 내 느낌엔 86세의 화가 내면에 있는 어린아이가 놀이를 한 것 같았다. 6M가 넘는 초대형 작품도 있다. 그 나이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에너지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그림을 보며 좋은 그림이라는 기준이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미술계에서 파워 있는 큐레이터가 극찬한 작품이 좋은 작품인가. 잘 모르겠다. 그냥 내 느낌대로 보자 생각했다. 그냥 캔버스에 그녀가 그리고 싶은 대로 그린 그녀의 놀이를 보고 온 느낌이다. 축구를 좋아해 손흥민을 그린 작품도 있다. 테이트 모던 멤버스 룸에 전시된 작품도 있다. 

집으로 돌아와 미술관에서 가져온 브로슈어를 읽었다. 브로슈어에 따르면 그녀는 미술대학에 다니다가 결혼과 함께 화가의 꿈을 포기했지만, 45세에 영국 왕립 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에 입학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졸업 후에도 아티스트로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졸업 후 매일 그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그녀는 2013년 열린 전시회를 통해 대중적인 사랑을 받기 시작했고 76세에 영국 일간지 <가디언>을 통해 ‘영국에서 가장 핫한 신예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게 되었다고 한다. 

아티스트로 조명받지 못했을 때도 포기하지 않고, 매일 그림을 그린 그녀. 그런 면에서 그녀가 존경스럽다. 


작가의 이전글 2021 화랑미술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