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바이 스텝
턱걸이 시작한 지 이제 2주 정도 되었다. 듣던 대로 어려운 운동이었다. 내 몸이라는 무거운 중량을 들어 올리기에 너무나 준비가 안 되어 있었고, 아직도 바른 자세를 몸에 익히지 못한 것 같다.
지난 2주는 철봉을 잡기 위한 악력을 기르기 위해 전완근을 단련하고, 철봉에 매달릴 수 있도록 이두근과 삼두근을 단련하는 시간이었다. 어느 정도의 힘이 생기고 나니 비로소 바른 자세로 턱걸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슬슬 광배근에도 미약하지만 자극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턱걸이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
공원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 동안 살면서 잘해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들을 떠올렸다. 턱걸이 하듯이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해나갔다면 바랐던 목표를 이룰 수도 있었을 텐데, 많은 경우 한 번에 해치우려다가 그르쳐버렸다. 절반은 조급함, 절반은 미련함 때문이었다. 지금 한다면 더 잘할 수 있겠지만, 어떤 일들은 인생에 한 번의 기회만 주어지기도 한다.
2021년 7월 30일의 내가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은 턱걸이지만, 이것보다 더 잘하고 싶은 게 생겼으면 좋겠다. 운이 좋아서 내 인생에 그런 것이 다시 등장해준다면 그때는 조급해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작은 미션들로 쪼개어서 차근차근 잘 해내고 싶다.
그때는 턱걸이도 10개 정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