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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Jul 21. 2021

오늘보다 나은 내일

이루고 싶은 게 있는 삶

제프 베이조스가 지상 100km 우주 비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의 야망에 자극받아서 나도 턱걸이를 열심히 해보려고 했는데 이렇게 일찍 돌아올 줄은 몰랐다. 베이조스는 어릴 때부터 우주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나는 무엇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이루고 싶어 했었지.


진짜 어릴 때는 축구나 농구 같은 공놀이를 잘하고 싶었고, 더 커서는 영어를 잘하고 싶었다. 모두 인생의 시간을 많이 들인 것들인데 결과는 100점 만점에 83-84점 정도일까. 영어 같은 경우는 97점을 노렸는데, 실력이 80점을 넘는 지점이 되니 내 인생에 90점 넘는 영어를 구사하게 될 일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이루고 싶은 마음이 사라졌다.


인생에 이루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은 오늘보다 내일이 별로 나아질 게 없다는 것처럼 느껴진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을 살다가 가는 인생. 그것도 나쁘진 않은데, 좀 심심하다. 오늘보다 내일이 나을 것 같지 않을 때 어른들은 연애를 한다고 했던가.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일은 아니다.

오늘도 턱걸이하러 공원에 갔는데 나보다 먼저 온 남자 두 명이 돌아가며 턱걸이를 하고 있었다. 혼자 있을 때는 생각지 못했는데, 누가 보는 앞에서 풀업 밴드에 매달려 힘겹게 턱걸이를 하자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어디 몇 개나 하나 보자. 음, 평일 저녁에 시간 내어 턱걸이를 하는 남자들은 보통 열몇 개 정도는 하나보다. 그런데 스무 개는 힘든 것 같네.


그럼 내가 턱걸이 스무 개를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있겠지. 만약 어떤 이유로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면, 우연히  브런치를 보고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하던 마음을 떠올리길. 그렇게 다시 시작할 힘을 얻길.


창피해도 당분간은 풀업 밴드에 매달려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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