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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시

by 현묵


살다 보면 시가 되는 순간이 있다

두 손을 마주 잡고 걷는 시간

서로를 보며 아무 말 없이 나누던 대화

벤치에 앉아 재잘재잘 일상을 나누는 시간

오소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이 순간이 너에게 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살푸시 건넸던 그때의 나는 너의 시로 남아 있을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도 마음을 담아 보내던 그때는

나에게 시가 되었다



시는 속 편하게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에도 깊고 많은 뜻이 있다는데

그건 시를 들여다보는 사람의 마음이

오롯이 시에 가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의 그때는 어떤 시였을까

지는 낙엽을 보며 그때의 시를 떠올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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