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문장 만으로 우리가 이어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드는 지금
늘어지는 생각의 공백을 감정의 공백으로 바꾸기 위해 손을 바삐 움직이며
나와 네 거리를 무슨 감정으로 채워야 하나 고민을 거듭하다가
외로움이라면 나 같은 사람은 꼭 나 같은 사람을 바라기에 우릴 이어 줄 수 있지 않을까 하면서도
당신도 꼭 당신 같은 사람을 원하는가 싶어서 외로움으로 우리를 이어보고
나의 어떤 점을 닮은 그대를 떠올리며 꼭 나 같다는 생각에 외로움 조금을 덜고
다른 건 다르게 받아들이자는 마음이 뿌리내린 채 나를 지지하다가도
나에게 물들어가길 바라는 욕심에 질 때가 많아지는데
그럴수록 나와 그대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동시에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보일지 못내 겁이 나서 나를 조금 꺼내어 내보이면
그걸 본 그대도 조금 그대를 꺼내어 내밀기 원하고
그렇게 내밀어진 우리의 조각들이 어쩌다 합이 맞아 그대와 나의 거리가 우리로 가까워졌을 때
조금 맞닿은 우리의 합을 흘러가는 시간의 틈 속에서 서로가 부여잡아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물꼬를 틘 하나의 문장이 수천수만 갈래 인연의 꽃으로 피어나듯
나도 너였고 너도 나였음으로 인해 우리가 우리다워지는 하나의 문장 같은 인연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