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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May 29. 2023

백화점 진출 전략(1/3)

기승전결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다.(백화점 진출의 의미)

미국과 일본은 유통 산업의 역사가 길다. 그래서 미국과 일본에는 오랜 전통의 오프라인 공간이 많다. 

미국의 니먼마커스는 1907년에 설립되었고, JC페니는 이보다 5년 앞선 1902년에 설립되었다. 하물며 일본의 오누마 백화점은 320년 전통을 갖고 있을 정도이다.

오랜 전통의 오프라인 공간(니먼마커스/JC페니(미국), 오누마 백화점(일본))

그런데 이 오프라인 공간들의 공통점이 뭘까요? 오랜 전통말고 말이다. 그것은 바로 모두 파산위기에 빠졌다는 점이다.


리테일 아포칼립스! 


오프라인 소매업의 몰락 혹은 종말을 의미하는 신조어이다. 오랜 전통을 갖고 유지해 왔음에도 순식간에 오프라인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러한 위기가 팬데믹 기간에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미국 유통업체 폐점현황(17년) / 국내 유통 소비시장 추이(@BCG)

팬데믹 이전부터 오프라인의 위기는 오고 있었다. 미국의 17년도 유통업체 폐점현황을 보시면 위기 상황을 직감할 수 있다. 오랜 전통의 JC페니 뿐만 아니라, 미국 백화점의 대명사인 메이시스와 시어스 역시도 큰 위기를 맞기 시작한 것이다. 미국 오프라인이 위기를 맞은 데에는 주요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서 인당 오프라인 면적이 넓다. 쉽게 말해서 오프라인 공간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아마존의 실생활 침투와 기존 업체간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이 무너져 버렸다.


국내 유통 시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보스턴 컨설팅 자료를 보면, 2025년 국내 온라인 비중은 전체 소비 시장의 57%까지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은 비중은 물론 매출 규모면에서 온라인에 역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은 죽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전통적 오프라인 채널인 월마트와 베스트바이는 팬데믹 기간동안 매출이 신장세를 보이며, 위기를 극복해 냈다. 월마트는 적극적인 온라인 시장 공략을 통한 매출 확대는 물론 옴니채널 전략으로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했다. 베스트바이 역시도 기존의 방식을 버렸다. 오프라인 공간 자체를 쇼룸 혹은 제품 전달을 위한 채널로 정의하면서 탈바꿈해 나갔다.


김난도 교수는 책<더현대 서울 인사이트>에서 이렇게 언급했다.

죽어가는 것은 오프라인 공간이 아니라, 고정관념이다.

모든 오프라인 공간이 위기 속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다. 기존의 성공에 젖은 체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한 오프라인이 죽는다. 하지만 고객에게 필요한 가치를 만들어낸 오프라인은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백화점 진출의 적기!


앞에서 살펴보신 바와 같이 오프라인의 위기 속에서 왜 백화점 진출을 노려야 할까? 백화점 역시도 큰 위기를 맞은 게 사실인데 말이다. 그 답은 백화점 매출의 회복세와 그 시장 규모에 있다.

국내 백화점 매출 신장 추이 및 부문별 매출 비중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팬데믹 시점 이후 다른 오프라인 채널에 비해서 백화점 매출의 회복세가 가장 빠르다. 팬데믹 초기의 기저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최근 2년 연속 두 자릿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매출액 규모는 30조원이 넘는다.


백화점 매출의 빠른 회복세는 일명 ‘에루샤 같은 명품’시장의 성장과 깊은 연관이 있다. 국내 백화점 부문별 매출 비중을 보면 명품 시장은 팬데믹 이전 20%내외를 유지했다. 하지만 팬데믹 시점 해외 시장에 대한 잠재적 욕구가 소비 지출로 이어지면서 명품 부분의 비주은 30%대로 확대되었다.


하지만 명품 시장의 활성화에 대한 구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중소 규모의 업체가 공략할 수 있는 것은 명품 부문이 아닌 그 이외의 시장이기 때문이다. 명품의 비중이 켜졌다고 하더라도 가정용품, 식품, 패션의 매출 비중은 10%내외를 차지하고 있다. 매출액 규모로 봐도 각 부문별 시장 규모는 3조원 내외이다. 실로 백화점내 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오프라인이 위기를 맞고, 백화점이 힘들다고 하지만 백화점의 시장 규모는 절대 무시할 수 없다. 그 시장에서 중소 규모의 업체들이 각자 기회를 잡는다고 생각해 보자. 상상만 해도 즐겁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지금이 그 기회의 땅을 밟을 수 있는 적기이다.

책 <플랫폼레볼루션>을 보면 미디어의 변천사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예전에는 공중파 방송사 3사가 미디어를 꽉 잡고 있었다. 그러나 케이블과 종편 채널 등과 같이 채널은 다양화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유튜브/OTT 등과 같은 모바일 미디어로 중심축이 이동했다. 결국 시대의 변화 속에 방송사 3사가 쥐고 있던 주도권은 시청자 손의 자그마한 핸드폰 속으로 넘어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은 백화점 시장을 중심으로 한 유통 시장의 흐름과 유사성이 높다.

20년 전에는 소비 시장에서 백화점 3사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었습니다. 롯데/신세계/현대 백화점이다. 협력업체는 높은 마진과 때로는 부당한 대우 속에서도 백화점 입점에 사활을 걸었다. 백화점에 입점하면 그만큼 매출이 나왔기 때문이다. 수요 과잉의 상황에서 고객들은 백화점으로 몰렸다. 그래서 이 당시의 백화점 바이어의 입지는 막강했다.

하지만 중소 아울렛 및 쇼핑몰의 등장은 백화점의 입지를 좁혀 갔다. 이어서 모바일 사용 증가와 함께 국내 온라인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자연스럽게 백화점 3사의 주도권은 약화되면서, 백화점이 쥐고 있던 주도권은 고객과 브랜드에게로 넘어갔다.


그래서 현재 백화점 바이어는 고객을 불러드링 수 있는 새로운 컨텐츠를 찾아 나섰다. 대형 브랜드보다 새로운 브랜드를 찾아다니고 있다. 인지도가 높지는 않더라고 신선하고 팬층을 확보한 브랜드를 열망한다. 준비된 브랜드라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 그렇기에 지금이 백화점 진출의 적기이다.


그렇다면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무작정 덤빈다면 계란으로 바위치기일 뿐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만 초래할 뿐이다. 자금력이 한정적인 중소업체에게는 한 번의 실수가 생사의 갈림길에 놓일 정도로 치명적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순차적으로 준비해서 접근해야 한다. 기.승.전.결이라는 계단을 올라가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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