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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un 01. 2023

백화점 진출전략(2/3)

기승전결로 스토리를 만들어 가다.(기준을 잡고, 브랜드를 알리다)

한창 야구시즌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TV채널을 돌리다가 야구 경기를 보게 되었다고 가정해 보자. 경기는 9회말 2사 만루 막바지이다. 한 게임은 5:0이고, 다른 한 게임은 5:4로 끝까지 접전을 펼치고 있다. 응원하는 팀이라는 전제를 제외한다면 어느 게임에 더 흥미가 가는가?

이번에는 놀이공원에 가서 놀이기구를 고른다고 가정해 보겠다. 당신은 천천히 돌아가는 대관람차를 원하는가 아니면 오르락내리락하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싶은가?


두 상황에 대해서 선택을 하는 경우 개별적인 차이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혹은 백화점 바이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고객이나 바이어라면 어떤 경험에 더 흥미를 가질까를 말이다.

9회말 2사 만루 홈런 & 스릴 넘치는 롤러코스터(@픽사베이)

대다수의 고객 및 바이어라면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원한다. 스토리를 통해서 전해지는 예상치 못한 경험의 즐거움 때문이다. 9회말 2사 만루 찬스에서의 역전 홈런이나 환호성이 터져 나오는 롤러코스터처럼 말이다.


백화점 진출 전략을 세우기 위해서는 결국 브랜드의 스토리를 쌓아 나가야 한다. 시장에서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고 팬층을 확보해 감으로서, 유통사 바이어가 스스로 찾아오도록 만들 수 있다.



기승전결 스토리로 승부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승전결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모든 브랜드가 하는 방식과 동일한 평이한 스토리 전개로는 고객의 관심을 이끌어 내는데에 한계가 있다.

백화점 진출을 위한 기승전결 전략과 젠틀몬스터 사례

그렇다면  기승전결 있는 스토리는 무엇일까?

첫째, 기! 브랜드 혹은 제품의 기준을 세워야 다.

둘째, 승! 시장에 존재를 알려야 다. 다르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흥미를 끌어야 다.

셋째, 전! 단순히 흥미가 아니라 존재를 증명해야 다.

넷째, 결! 상황 변화에 맞춰서 대응하되, 브랜드 본질을 지켜야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젠틀몬스터의 백화점 진출전략 및 성장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다.

첫째, 기! 젠틀몬스터는 가장 먼저 브랜드의 차별화된 브랜드 컨셉 및 이미지를 세웠다. 인간의 내면에 감춰진 악마의 모습에 의미를 부여하고 초점을 맞췄다. 브랜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기존의 상식을 깨는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된다.

둘째, 승! 브랜드의 컨셉을 보여주기 위해 파격적인 팝업스토어를 진행해 화제가 되었다. 목욕탕 건물에서 작품 전시장과 같은 팝업 스토어를 진행했던 것이다. 장소의 파격성은 물론 공간 연출의 새로움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한 주기적으로 내부 연출에 변화를 시도해 나갔다.

셋째, 전! 백화점에서 존재를 증명해 냈다. 롯데 본점 2층의 에스컬레이터 옆 보이드에서 테스트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 해당 위치는 매년 여름시즌 선글라스 업체 5~6개가 전개하던 곳이다. 그런 곳에 신생 브랜드에게 통째로 내어준다는 것에 대해서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젠틀몬스터는 보란듯이 매출로 증명했다.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인기가 더해져서 하루 매출 30~40백만을 이루어냈다.

넷째, 결! 지금은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 단독 스토어를 운영할 정도로 성장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항상 새로운 연출을 보여주면서 브랜드의 실험정신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 진출을 준지한다면, 이처럼 기.승.전.결로 백화점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기(起)_브랜드의 기준을 세우다


아이가 태어나면 어울리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 이름처럼 아이가 자라나기를 바라면서 말이다.


백화점 진출을 위해서는 우선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객에게 제공하고 어필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백화점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기준을 잡아야 한다.


기준을 세운다는 것은 곧 정체성을 세운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지를 정하는 것과 같다. 브랜드 및 제품을 기업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고객이 ‘무엇을 사는가’에 집중을 한다. 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매우 당연한 이야기이다. 매출을 통한 이익창출이 되어야 기업의 생존이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객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고객이 ‘왜 사는가’에 집중을 한다. 고객의 구매의도와 만족할 가치에 초점을 맞춥니다. 고객을 판매를 위한 대상으로 한정짓기 보다는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하는 주체로 바라본다.


에어비앤비는 광고를 통해서 이렇게 말한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에어비앤비의 경쟁사는 호텔이 아니다. 건물을 갖고 있지도 않기에 ‘숙박을 위한 룸’을 파는 것도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이국에서의 일상적 경험’을 판다. 낯선 곳에서의 일상을 통한 즐거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한다.그 결과 막대한 호텔 체인을 보유한 기업보다 더 높은 시장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고객을 어떠한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브랜드의 방향성이 달라진다. 또한 기존의 제품을 어떻게 정의내리고 접근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삼진어묵(@삼진어묵 홈페이지)

삼진어묵은 천편일률적인 어묵 시장에서 ‘왜?’라고 문제를 던졌다. “왜 어묵은 종류가 10개밖에 안되지?’라는 고민에서 삼진어묵의 놀라운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를 통해서 삼진어묵은 ‘어묵의 베이커리/디저트화’에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부산 지역 인기에 힘입어 롯데백화점 바이어의 제안으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게 된다. 결국 팝업스토어는 부산에서의 인기를 그대로 이어갔다. 성공적인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인지도 제고 및 매출 확대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지금은 다양한 오프라인 공간을 전개하면서, 부도 위기까지 갔던 회사는 연매출 1천억원으로 기사회생하게 되었다.


이처럼 고객이 느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가 있다면, 고객은 물론 유통사가 먼저 찾아오고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VRIO개념(@책<사장을 위힌 MBA필독서 50>에서 인용)

그러면 어떻게 브랜드의 정체성을 세울 수 있을까? VRIO개념을 적용해 본다면 브랜드의 위치를 파악하고 기준을 잡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 VRIO개념은 제이B.바니라는 학자가 내세운 개념으로, 몰랐던 기업의 강점을 찾아내는 데에 활용되고 있다.


기업의 강점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희소성이 있어야 하며, 모방하기 어렵고, 조직적인 체계를 제대로 갖춘' 경영 자원으로부터 나온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브랜드는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어떠한 점이 부족한지를 찾아서 채워볼 수 있다. 그럼으로서 부족한 점을 채워나가고, 강점을 강화하여 차별화된 브랜드의 입지를 넓혀갈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브랜드 및 제품이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다.


전개 SKU별 진출 방향성 수립(@유통쟁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세웠다면, 다음에는 백화점 진출 방향을 세워야 한다. 가장 쉽게는 브랜드별 전개 제품수(SKU)에 맞춰서 판단해 볼 수 있다. 전개 수량이 제한적 수량인가 혹은 100SKU이상으로 다양한가에 따라서 진출 방향이 달라진다.


전개 수량이 제한적인 경우에는 단독 전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식품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다. 혹은 유통 벤더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진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현재 전개중인 편집매장을 운영하는 벤더사와의 계약을 통하거나, 백화점에서 주도하는 편집매장에 선정되서 진출하는 경우가 있다.


전개 제품수가 다양한 경우에는 전개 목적에 따라서 달리해야 한다. 물량 소진이 목적이라면 단기 매대 행사 방식으로 진행 가능하다. 가격 메리트 있는 제품만 있다면 행사장을 중심으로 가격소구 제품을 필요로 한다.하지만 이익율 및 브랜딩 관점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백화점 진출을 통한 브랜딩 강화에 초점을 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우선은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하고, 작은 매장부터 입점을 노려볼 수 있다.


승(承)_존재를 알리다.


이제 뜻을 세웠으면 날개를 펼쳐야 한다. 적극적으로 시장에 당신의 브랜드와 제품을 알려야 한다. 백화점 바이어가 스스로 찾아올 수 있도록 말이다.

백화점 바이어의 신규 브랜드 보고서 양식(@유통쟁이)

백화점 바이어가 신규 브랜드를 보고하는 양식을 살펴보면, 우선은 브랜드명/대표이미지 및 운영업체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다. 그 다음에 가장 중요한 차별화 포인트 및 바이어 입장에서 꼭 전개해야 하는 근거가 반영된다.


즉 백화점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바이어 입장에서 보고 가능한 꺼리’가 있어야 한다. 어차피 백화점 바이어도 보고해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바이어가 당당히 보고해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브랜드임을 확신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차별화 포인트 및 강점이 있고, 이를 통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서도록 해야 한다.


백화점 바이어가 브랜드에 대한 확신이 서게 되면 입장이 어떻게 달라질까?

브랜드에서 백화점 바이어를 무턱대고 만나기는 쉽지 않다. 만난다고 하여도 존재를 입증해서 확신을 주기는 쉽지 않다. 이러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크게 발생할 수 있다.(Push전략)

반면 바이어가 확신이 서게 되면 먼저 브랜드에 먼저 손을 내민다. 브랜드가 바이어를 끌어당기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이때는 브랜드의 존재 가치를 크게 설명할 필요도 없으며, 시간과 비용이 발생하지 않게 된다.(Pull전략)

나의 바이어 시절 경험 사례를 하나 들어 보겠다.

어느날 핸드백 업체로부터 Ethic한 느낌의 독특한 브랜드를 소개 받았다. 가격도 기존 브랜드 대비 60~70%수준으로 합리적이고 제품 퀄리티도 양호한 뉴욕 브랜드인 <오야니>였다. 오야니라는 뜻은 디자이너의 이름(ORYA)과 뉴욕출신의 브랜드(NY)임을 나타내는 뜻이다. 해당 업체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확신과 마케팅 플랜도 명확했다.

결국 롯데 잠실점에서 일주일간 팝업스토어를 진행하는 것으로 승인을 받게 되었다. 행사 당시 메인 모델인 배우 박수진씨가 방문하는 등 팝업은 다채롭고 활기차게 진행되었다. 그 결과 일주일간 80백만 매출을 달성하였다. 그 이후 롯데 잠실, 신세계 강남점 등으로 매장을 확대해 나가게 되었다.


아더에러 X 자라의 콜라보 팝업스토어(@유통쟁이)

그렇다면 브랜드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할까?


첫째, 브랜드만의 명확한 컨셉으로 인지도를 쌓아가야 한다.

아더에러는 브랜드의 독특한 컨셉과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해 오고 있다.아더에러는 다양한 분야의 크리에이터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렇다보니 오프라인 공간 구성에 있어서도 파격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 공간에 제품을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그 결과 자라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콜라보를 진행하기도 하기도 한다. 당연히 고객은 물론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규모의 문제는 아니다.

아더에러 역시도 최초에는 홍대에서 작게 그러나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성장해 왔다. 브랜드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는 명확한 방향성을 갖고 그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쌓아가야 한다.


탬버린즈의 팝업스토어 모습(@유통쟁이)

둘째, 시장에 어필할 수 있는 성공사례를 계속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 

탬버린즈는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코스메틱 브랜드이다. 핸드크림 및 디퓨저 등으로 인기가 높다.탬버린즈의 인기를 만든 배경 중 하나는 파격적인 제품 연출 사례 때문이다.

누에 성분의 핸드크림 출시를 하자 대형 누에 형상의 전시물을 배치한다. 팝업스토어임에도 규모나 느낌은 압도적이다.

향수를 출시해서는 제품의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팝업스토어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한줌의 위안>이라는 주제로 지하~3층을 아우르는 대형 거인상을 설치했다. 탄성과 함께 자연스럽게 인증샷을 찍을 수 밖에 없도록 했다.

이러한 과감한 행보를 통해서 탬버린즈 만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모든 시작은 브랜드 컨셉에서 시작해야 다. 꾸준한 성공 사례를 만듦으로서 고객에게 존재를 각인시켜야 다. 이렇게 형성된 팬덤이 있다면 유통사가 적극적인 구애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셋째, 작지만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알려야 한다.

아이소이는 약 12년전 쯤 그 당시로는 발빠르게 비건 성분 화장품을 내놓았다. 브랜드의 인지도는 낮지만, 제품력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게 고객과 소통을 이어 나갔다.팝업스토어 기회가 주어지면 규모가 크든 작든, 대표이사부터 주말에 나와서 행사를 진행했다.

그래서 결국에는 작은 매장부터 입점을 시작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결국 몇년 만에 가수 아이유를 메인 모델로 기용할 정도로 성장하게 되었다.지금은 백화점, 면세점 등 다양한 채널로 확대해서 전개하고 있다.


성공적으로 백화점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브랜드의 방향성을 세워야(기) 한다.그 다음에는 자신의 존재를 알려야(승) 한다. 시장에 어필해야 한다.


다음 단계에 백화점 진출을 해냈다면 이제부터가 본 게임이 시작된다. 브랜드를 증명(전)함으로서 치열한 경쟁에서 버텨내야 한다. 그리고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변회를 시도하되 본질을 지켜나가야(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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