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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ul 22. 2022

온라인 플랫폼의 반격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매장 확장하는 이유

완전히 다른 성질의 존재가 서로 충돌하는 상황을 두고 '상극(相剋)'이라는 말을 쓰곤 한다.

가령 물과 불, 물과 기름 혹은 N극과 S극을 떠올려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유통에서도 존재한다. 바로 '온라인(On-line)'과 '오프라인(Off-line)'이다.

그러한 이유로, 한동안 쇼루밍족(오프라인에서 구경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진행)과 역쇼루밍족(온라인에서 검색한 후 오프라인에서 구매)이라는 용어가 많이 사용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온라인 채널과 오프라인 채널을 두고 상극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두 채널간의 융합과 상호 이동이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의 이동이 쉬울까?

유통 채널을 크게 분류할 수 있는 두 채널의 이동은 우선적으로 오프라인 채널에서 시작하였다.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온라인 시장 확대와 모바일 확산의 위기를 실감하고 온라인 시장에 대한 도전장을 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에는 3조원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함에도 불구하고 '롯데온'의 드라마틱한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 역시도 3조 4천억원을 들여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를 통하여, 단기간에 시장점유율을 키웠으나 시너지를 내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기업의 온라인 채널로의 도전은 왜 어려울까?

첫째, 조직 구조상 온라인 채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조직의 전반적인 핵심인력이 오프라인 채널의 방식과 사고체계가 몸에 배어있기에 이를 단기간에 바꾸기가 쉽지 않다. 또한 온라인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기에 이를 따라가는 것 역시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둘째, 기존 시스템과의 통합 구축의 한계가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에는 유통사의 흩어진 온라인몰을 통합하려 했으나, 이를 위한 상품별 체계 코드를 맞추는데에 어려움을 겪었다. 신세계의 경우에도 SSG라는 채널과 이베이코리아의 채널을 통합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스템을 온라인 시스템에 맞게 변환시키는 것 역시도 커다란 장애물이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채널로 확대를 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첫째, 오프라인 채널은 빠르고 다양하게 시도해 볼 수 있다. 오프라인의 경우 규모 등에 대한 차이는 있겠으나, 온라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에 비해서 빠르게 구축해서 운영해 볼 수 있다. 소규모의 팝업 행사로 해 볼수도 있으며, 스위트 스팟 등과 같은 외부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서 시도가 가능하다.

둘째, 기존의 팬덤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니즈가 크다. 온라인 채널에서 해당 브랜드만의 팬덤을 확보하고 있다면 이야기는 더욱 쉬워진다. 그들만의 제품과 스토리를 오프라인상에서 만나고 싶은 고객이 있기에 소기의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면,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채널로의 확대를 시도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온라인상의 제품을 오프라인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온라인 기업의 오프라인 진출은 특히 패션업 카테고리에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패션 제품은 특성상 실제 체험해 봄으로써, 제품의 핏감 및 소재 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즉 온라인상의 상세 페이지에서 아무리 설명을 한다고 하여도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직접 입어보고 만져보는 것보다는 못하다.

그렇기에 온라인 패션 플랫폼의 오프라인 진출이 활발하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는 무신사를 들 수가 있다. 자타공인 MZ세대가 가장 선호하는 무신사는 자체 PB제품으로 운영하는 무신사 스탠다드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더군다나 그 제품의 가격대가 고가라면 고객의 체험 니즈는 높아진다. 유명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는 머스트잇은 작년 12월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으며, 발란은 올해 안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기 위해서 준비중에 있다. 고가의 제품이니 만큼 실제 체험을 통하여 제품의 가치를 느끼고 만족할 수 있어야 구매 가능성은 높아지기 때문이다.


온라인과는 다른 오프라인에서 전달하는 브랜드 경험을 제공한다.

AR,MR 기술 등과 같이 다양한 온라인상의 기술이 발달해서 적용되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전달할 수 있는 경험에는 한계가 있다. 그렇기에 온라인 기업들은 오프라인에서 고객에게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통하여 뇌리에 각인시키려 한다.

대표적인 예로 아더에러(ADERERROR)를 들 수 있다. 크리에이티브 집단이 프로젝트처럼 운영하는 아더에러는 다양한 실험적 시도를 통해서 성장해 왔다.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을 두고 최근에는 팝업스토어에 이어서 정식 매장을 확장하고 있다. 그런데, 브랜드의 정체성을 살린 예술전시 공간을 방불케 하는 공간 구성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야놀자 역시도 오프라인을 통하여 브랜드를 경험토록 하였다. 야놀자 플랫폼의 특성을 살려서 '꿈결 같은 휴양지'라는 테마로 더현대 서울에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였다. 막대한 시공비와 인력이 투입되었으나 단순히 매출을 위한 시도는 절대 아니었다. 온라인에 국한되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경험함으로서 고객에게 한발 더 다가가는 기회를 만들었다.


이렇듯이 온라인 플랫폼의 적극적인 오프라인 진출 시도는 어떠한 효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


오프라인을 통해서 가시적인 매출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온라인 채널의 성장세가 무섭긴 하지만 결코 오프라인 채널이 사라질 수는 없다. 현재 미국의 온라인 시장 점유율은 10%대이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40%후반대의 유통 매출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채널 비중이 높긴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아직도 절대적인 오프라인 채널의 비중이 높은 게 현실이다.

온라인 플랫폼에게 오프라인은 넘볼 수 밖에는 없는 도전적인 시장이다. 더군다나 모바일의 확대는 기존의 고객 구매 경로를 따르게 하지 않는다. 즉 고객의 구매 여정은 인지하고, 탐색하고, 선택 및 구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라 온오프라인 구분없이 구매가 이루어진다. 고객의 구매를 위한 가치 부여 및 편의성만 제공된다면 궂이 온오프라인에 대한 경계가 사라져 버렸다.

그렇기에 온라인 플랫폼은 오프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 온라인에서 제공하지 못한 경험의 기회를 전달함으로서 추가적인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신사스탠다드의 경우 2020년 기준 11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나, 최근에 오픈한 강남점에서는 오픈이후 단 3일만에 2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하였다. 추후 매장 볼륨이 확대된다면 오프라인에서 창출되는 매출의 파워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온오프라인 연결을 통한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오프라인 기업이 온라인 채널에서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태생적인 한계가 크다. 그러나 온라인 기업이 오프라인 진출을 통해서 그들의 장점인 데이타를 적극 활용한다면 기존과는 다른 고객 관계를 만들어 낼 수가 있다.

미국의 온라인 안경 전문업체인 와비파커(WARBY PARKER)는 올해안에 오프라인 매장을 900개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배경은 고객이 원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특성상 우리나라와는 달리 안경을 맞추기 위한 검안을 위해서는 별도의 비용 등 어려움이 크지만, 와비파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원스탑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플랫폼과의 연동을 통해서 시력 정도 등이 저장되고 추후 구매시 활용이 가능하다.

이와 같이 온라인 기업 특유의 데이타 처리 능력에 오프라인만의 심도있는 데이타 확보는 결국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을 락인하는 효과가 크다.


이와 같이 지금의 유통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구분해서 판단할 수 없다. 두 채널은 더 이상 상극의 관계가 아니라 공존하고 있다.

더군다나 고객 입장에서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고 선을 긋는 것 역시도 의미가 없다. 고객의 구매 여정상 상황에 따라서 어떠한 채널이 의미가 있느냐만이 중요할 뿐이다.


그래서 현 시점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의 진출이 활발하며 가시적인 성과도 크게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채널이 사라지지 않는 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견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만이 제공할 수 있는 현장감의 가치를 중심으로 온라인 채널과의 연계성에 대한 고민이 계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공급자적 관점이 아닌 고객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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