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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ul 22. 2022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진출

마켓컬리다운 오프라인 매장을 기대한다.

어떠한 컬러를 보여주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가령 흰색을 보여주면 하얀 설원이 떠오른다거나 파란색을 보여주면 파아란 하늘 혹은 넓고 푸른 바다를 떠올릴 수 있다. 

그렇다면, 보라색을 보면 무엇이 떠오를까? 모든 사람들은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켓컬리'라는 브랜드를 떠올릴 것이다.


마켓컬리는 2015년 설립되었기에, 10년도 되지 않은 스타트업임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치가 4조원 이상으로 예상되고 있다. 마켓컬리는 새벽배송이라는 서비스를 국내에 최초로 도입함으로서, 현재 누적 가입고객 기준 1천만명이 돌파할 정도의 식품 업계의 거대한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마켓컬리가 지금까지 온라인 시장만 유지를 하다가, 최근에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공식화하였다. '오프컬리'라는 상표를 정식 출원하여, 성수동에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겠다고 발표하였다.

그런데 마켓컬리는 몇 년전만 해도 오프라인 진출에 대한 의사가 없었다. 백화점 재직 시절, 한 임원으로부터 김슬아 대표(마켓컬리 대표)를 만났던 이야기를 들었다. 오프라인 진출 이사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를 하였다고 한다. '현재 마켓컬리가 오프라인을 진출하게 되면, 일반 슈퍼마켓과의 차이점을 만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우선 마켓컬리가 오프라인에 진출하는 배경을 짚어보자.


증시 상장을 위한 상징적 채널 확대가 필요하다.

마켓컬리는 작년 기준 2천억이 넘는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올해 안에 증시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적자기업임에도 불구후고 유니콘 특례 상장을 활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마켓컬리 입장에서는 가시적인 효과 및 앞으로의 가능성을 증명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마켓컬리는 뷰티, 호텔숙박 등 비식품 카테고리로이 확대는 물론 자체 PB상품 개발을 통한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시장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방안으로 오프라인 채널이라는 카드를 내놓았을 것이다. 하지만 오프라인 진출은 단기적인 매출 실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마켓컬리 관계자 역시도 '오프라인 상표 출원은 수익성을 추구하기 위함이 아니다'라고 밝힌 것과 같이 말이다. 단기적인 매출 효과는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앞으로 마켓컬리가 오프라인 진출시 보여줄 수 있는 가능성만이라도 증명한다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존 온라인 플랫폼의 오프라인 진출 사례에 자극을 받았다.

아마존은 미국의 대표적인 유기농 마트인 홀푸드(Whole Food)를 인수함으로서, 단순한 외형 증대뿐만 아니라 아마존 플랫폼과의 다양한 연계를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을 위한 혜택 제공 및 아마존 플랫폼과의 구매 연동 등으로 시너지를 발생시켜 나가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마켓컬리의 경쟁사인 오아시스마켓 역시도 코로나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여 현재는 50여개의 매장을 운영중에 있다. 그리고 오프라인 매장을 활용한 근거리 배송 및 신선식품 재고 물류의 현장 할인 등으로 이익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오아시스마켓의 실적은 흑자로 돌아섰다.

이와 같이 국내외 온라인 플랫폼의 오프라인 진출 사례는 마켓컬리에게 커다란 자극이자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그러한 취지에서 마켓컬리는 최근에 초록마을(전국 470여개 매장)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가 실패를 하였다.


오프라인 경험에 대한 고객 니즈가 높다.

마켓컬리에 대한 새벽배송과 믿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장점은 높은 고객 충성도를 보이고 있다. 마켓컬리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는 300만명이 훨씬 상회하며, 신규 고객의 재구매율은 70%전후를 나타낸다.

이처럼 충성도 높은 고객에게 제공되는 오프라인 경험은 파급력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신선식품별 진정성 있는 생산자의 스토리와 믿을 수 있는 제품에 대한 현장감 있는 경험은 고객을 기대하게 만들 것이다. 뿐만 아니라, 추후 오프라인 채널이 확대된다면 근거리 배송지는 물론 픽업서비스 제공을 통한 고객 락인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러한 목적으로 전국에 분포되어 있는 초록마을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것이다.


이러한 마켓컬리가 오프라인을 확대한다면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접근해야 할까?

결국 마켓컬리에 열광하는 고객에게 어떠한 감정을 불러일으킬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인간의 뇌 구조를 바탕으로 감정 시스템과 소비 구조를 정의한 '림빅맵(Limbic Map)'을 바탕으로 풀어보도록 하겠다.

인간 뇌의 감정시스템 주요 3요소

인간의 뇌 속에서 작용하는 감정시스템은 크게 3자리로 구성된다. 이 세가지 요소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감정을 유발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상호 연계해서 발행하게 된다.


1) 균형시스템 : 위험을 피하고 안정감과 안전함을 추구(ex. 보험상품, 병원, 보안 제품 등)

2) 자극시스템 : 새로운 재미와 적정 수준의 흥분감을 통해 지루함을 피하려 함(ex. 여행, 게임, 음악, 레저 등)

3) 지배시스템 : 경쟁자를 물리치고 자신의 영역을 구축하려고 함(ex. 럭셔리 제품, VIP클럽 등)


그러면 이러한 접근이 왜 의미가 있을까?

바로 통상적으로 얘기하는 '경험'이라는 용어의 막연함을 해결하는 시각때문이다.

결국 어느 브랜드가 고객에게 각인되어서 행동을 유발시키기 위해서는 고객의 감정을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브랜드에 대해서 고객이 인지하고 있는 의미나 가치과 상반되는 방향으로 가게되면 고객은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음은 물론 큰 실망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기에 마켓컬리가 오프라인을 진출함에 있어서 '막연한 경험'이 아닌, 브랜드 핏에 맞는 감정적 요소를 감안한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가령, 젠틀몬스터는 크리에이티브한 활동을 바탕으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구현하고 있다. 강력한 체험 요소와 모험적이며 충동적인 요소라는 감정 요소를 일관되게 공략하고 있다.


마켓컬리 오프라인인 '오프컬리'에게 적합한 방향 역시도 지금까지 지켜온 브랜드의 가치와 이어져야 한다.

마켓컬리는 믿을 수 있는 생산자의 제품을 소비자와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어주고 있다.

1) 균형시스템 : 나와 가족이 믿을 수 있는 제품과 이 제품을 안전하게 전달하는 물류 시스템

2) 자극시스템 : 생산자의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별 사연 및 레시피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체험후기가 적극적으로 공유되는 개방성

3) 지배시스템 : 해당 영역은 상대적으로 연관성이 높지 않음

결론적으로, 오프컬리가 지향해야 하는 영역은 '균형시스템 & 자극시스템'이어야 한다.


오프컬리에게 적합한 감정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생각해 보자.

1) 균형시스템

마켓컬리의 차별화된 강점은 스토리가 있는 생산자와 그들이 생산한 믿을 수 있는 제품이다. 그래서, 제품별로 생산자에 대한 현장감있는 사진과 스토리를 통하여 신뢰감을 높히고 있다. 결국 포인트가 오프라인 공간에서 구현되고 고객이 경험할 있어야 한다. 

제품별로 담긴 스토리를 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행 가능한 방식은 츠타야서점과 같은 라이프스타일 형식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즉, 제품별 스토리와 함께 해당 제품과 연계할 수 있는 제품을 조화롭게 믹스 매치하는 방식도 가능해 보인다. 

또한 온라인상에서만 봐오던 생산자와의 만남의 자리를 만들어 보는 프로그램도 흐름이 맞다고 보인다. 제품을 생산하기까지의 과정을 스토리텔링 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제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차원에서 오프라인 운영 직원 역시도 주요 이용고객층과 나이대가 맞는 주부 고객을 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만 하다.


2) 자극시스템

오프라인의 가장 큰 강점은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마켓컬리는 온라인상에서 제품별로의 레시피나 알찬 Tip을 제공함으로서 제품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렇기에 오프라인에서 이러한 강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는, 최근에 성수동에서 진행한 '가나초콜릿하우스 팝업스토어'를 떠올릴 수 있다. 초콜릿 제품뿐만 아니라, 다양한 레시피를 적용한 디저트는 물론 쿠킹 클래스가 진행되어 성황리에 행사가 종료되었다.

오프컬리 역시도 이러한 점을 적용한 오프라인 공간을 기대해본다.

중국의 허마셴성과 같이 신선한 재료를 활용해서 현장에서 요리를 해준다거나, 예약제로 쿠킹 클래스를 진행해서 현장감있는 즐거움과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또는 작은 텃밭을 운영하면서 제품을 수확하는 과정을 경험해 보는 방식도 인상적일 수 있다.

인테리어적인 측면에서도 공간별 테마를 잡고 바다, 산속과 같은 산지의 느낌을 살려서 제품을 녹여냄으로서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할 수도 있겠다.


3) 연결성

마켓컬리는 스스로를 '리테일테크 기업'이라고 자명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기업의 강점이 데이타이기에, 이를 오프라인과 연결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단지 명목상 혹은 피상적인 옴니채널 혹은 O4O(Online for Offline)가 되어서는 안된다. 고객의 쇼핑 편의성 관점에서의 연결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고객회원 인증시 온라인 구매 이력을 감안한 제품 추천을 하거나(On→Off), 오프라인 구매시 이 데이타를 온라인에 연동하여 할인 쿠폰 증정(Off → On)하는 방식으로 적용해 볼 수 있다.

이러한 식의 시도가 온라인 플랫폼이 오프라인에 진출시 차별화된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주요한 포인트이다.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진출은 충분히 예견된 바이다. 더군다나 마켓컬리 입장에서도 오프라인 진출 시점은 매우 중요한 상황이기도 한다. 그런만큼 시장에 임팩트 있는 공간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온라인 식품 카테고리 중심의 플랫폼이기에 그들이 풀어낼 수 있는 방식과 즐거움은 기존 패션 플랫폼 중심의 오프라인 모습과는 다를 것이다. 그렇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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