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오프라인, 신세계는 온라인에 집중한다.
국내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절대적으로 3강 구도 체제이다. 명동을 시작으로 요충지에서 다점포 전략을 펼쳐서 시장을 장악한 <롯데>, 핵심지역을 중심으로 대형 규모 매장을 전략적으로 전개한 <신세계>와 보수적인 성향에서 벗어나 더 현대 매장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인 <현대>의 3강 구도이다. 3개 유통사가 국내 백화점 시장의 90% 전후의 점유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롯데>는 오랜 기간동안 국내 유통의 역사를 새롭게 써오며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이러한 구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바로 2위 자리를 지켜오던 <신세계>의 돌풍 때문이다. 이미 신세계 강남정은 3년 연속 연매출 2조원이라는 기염을 토하며 국내 1위 점포로 자리를 잡았다. 롯데에서는 1위 점포 자리를 되찾기 위해 명동점을 리뉴얼과 함께 명품 백화점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그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의 배경 및 앞으로의 판도는 어떻게 될까?이를 몇 가지 관점으로 분석해 보았다.
점포 전략 : <롯데>다점포 vs <신세계>상권 1등 점포
<롯데>의 전략은 다점포 전략이다. 현재 국내 백화점 67개중 절반에 가까운 31개의 매장을 운영중에 있다. 롯데는 1990년대 들어서 본격적으로 매장을 확장해 나간다. 이 시점에는 어느 지역이든 백화점이 열리기만 하면 사람들이 줄을 서서 들어갈 정도로 수요대비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렇기에, 롯데는 전략적으로 지하철 연결이 용이하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을 중심으로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나갔다. 그 당시에는 이러한 다점포 전략이 먹혀들어서, 국내 백화점 매출의 절반을 롯데 홀로 독차지할 정도였다.
문제는 현재 롯데백화점의 매장 중에 비효율 점포가 너무도 많다는 점이다. 백화점 산업 자체에 대한 매력도 저하 및 소비채널의 다변화 속에서 다른 백화점 업체에 비해 롯데의 적자 매장은 확대되고 있다. 적자 매장이라 함은 그만큼 고객의 유입이 줄어든다는 것이고 자연스럽게 입점한 매장의 매출 부진으로 이어진다. 결국 적자 매장을 떠나는 브랜드는 늘어나고 대체할 만한 브랜드는 입점을 꺼려하게 된다. 백화점 MD시절 실제로도 중소형 매장의 입점을 협의하는 데에 큰 어려움을 겪은 상황이기에 현 상황을 잘 알고 있다.
반면 <신세계>의 전략은 상권내 1등 점포 전략이다. 다시 말하면 '선택과 집중'을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신세계의 매장 전략의 핵심은 매장 규모와 고급화 컨텐츠이다. 강남점은 매장 확대와 리뉴얼을 바탕으로 서울지역에서 최대 규모이며, 부산의 센텀시티점은 세계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단지 규모만 큰 공간으로는 고객을 끌어들일 수 없다. 신세계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자체 브랜드 강화 및 지금까지 구축된 고급화 이미지를 바탕으로 명품과의 협상력이 강하다. 이를 바탕으로 명품 기반의 고급화 컨텐츠가 공간을 채움으로서 매출 우위를 점하고 있가. 그 결과 백화점 매출 규모상 국내 1위인 강남점을 필두로 4위 센텀시티점(부산), 6위 대구점이 차지함으로서 지역내 1등 점포 전략을 구축한 상태이다.
온라인 전략 : <롯데>롯데온의 재기 vs <신세계>SSG & 이베이코리아 통합
<롯데>는 2018년 대규모의 온라인 사업 투자에 대한 발표를 진행하였다. 분산되어서 별개로 운영되는 롯데 유통사의 7개 온라인 채널을 하나의 앱으로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 3조원이라는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발표였다. 그리고 약 2년 후 드디어 '롯데온'이 출범하였다. 2년내 온라인 규모를 2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그러나 현재 '롯데온'의 상황은 심각하다.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이 성장하는 추세임에도 불구하고, 전체 시장의 5%내외의 시장 점유율에 멈춰있다. 또한 매출은 2020년 1380억에서 2021년 1080억으로 줄어들면서, 마케팅 비용 증가 영향으로 영업손실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작년에 온라인 체질 개선을 위해서 G마켓 출신의 외부 인사를 영입하였으나 현재 상황은 여의치 않아 보인다.
작년 하반기 국내 온라인 시장의 가장 큰 이슈는 이베이코리아를 누가 인수할 것이느냐였다.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에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는 곳은 단번에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과감하게 배팅을 한 <신세계>의 인수로 결론이 났다. 신세계는 이미 SSG를 통하여 온라인 시장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수 조원이 투입되는 인수비용은 물론 양사간의 시스템과 물류의 통합을 위한 비용의 부담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그래서 '승자의 저주'라는 우려깊은 이야기도 많았다.
그렇지만 현재 1년전의 결정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양사 통합을 통하여 온라인 3강 구도를 만들었음은 물론, 순차적인 통합을 바탕으로 매출은 물론 영업손실 폭도 줄여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SSG닷컴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1%증가였으며, 동기간 영업손실은 151억원을 개선시킴으로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전략 : <롯데>오프라인 경험 강화 vs <신세계>온오프라인 시너지
<롯데>는 다점포 전략 등을 통하여 '서민백화점'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고객들의 시선에서는 백화점이라는 이미지상 고급화에 대한 니즈가 강하기에 이를 만족시키기 위한 분위기 쇄신을 노력하고 하고 있다. 특히 국내 1등 점포의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온 명동점의 명예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 비록 몇년 전에 진행한 명동점의 매장 확장은 문화재 사업 및 호텔과의 이견 등으로 못하였으나, 대대적인 리뉴얼이 진행중이다. 리뉴얼의 핵심은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을 명품 브랜드로 채운다'이다. 그래서 단계적인 리뉴얼을 통하여 명품 브랜드를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일례로 백화점 매장의 꽃인 1층은 화장품 브랜드 대신에 명품으로 대체를 하고 있다. 대신에 화장품 브랜드는 고객 유입이 큰 지하 1층으로 대거 이동하였다.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다양한 경험 제공을 통하여 고객들이 매장에 찾아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이례적으로 해외가 아닌 국내의 공간 컨설팅 기업(@글로우서울)에 디자인 의뢰를 해서 의왕시에 타임빌라스를 만들었다. 롯데에서 볼 수 없던 공간적 경험을 제공해 준다. 뿐만 아니라 신규 오픈 매장인 동탄점 뿐만 아니라 명동 에비뉴엘 및 잠실몰에서는 매출이 아니라 고객이 즐기고 경험할 수 있는 갤러리 등의 문화 컨텐츠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신세계>는 상권내 1등 점포라는 오프라인 전략을 고수하면서, 온라인과의 시너지를 꾀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핫하게 떠오른 지역인 광주에 스타필드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롯데가 자리를 잡고 있으며, 현대 역시도 출점을 하겠다고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상황이다. 이곳에서 백화점 3사의 치열한 경쟁 속에 신세계가 지역내 1등 점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지켜볼 만 하다.
또한 온라인은 기존 SSG와 이베이코리아와의 통합에 우선적으로 집중을 할 것이다. SSG는 백화점 브랜드 및 이마트의 식품 위주로 되어 있고, 이베이코리아는 오픈 마켓이기에 서로간의 중첩도는 크지 않다. 하지만 이 두 플랫폼의 물류를 포함한 서비스 통합이 이루어져야 고객에게 일관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현재는 이 부분에 주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온오프라인의 시너지에 힘을 싣게 될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온오프라인의 구분없이 편리한 쇼핑이 진행되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감안시 온오프라인인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숙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