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통쟁이 김우찬 Dec 05. 2022

브랜드 경험을 파는 <아더에러>

제품이 아닌 브랜드 경험과 가치를 판다.


MZ세대는 물론 사람들은 새로운 경험을 원한다. 단지 제품이나 가격 메리트만으로 오프라인을 찾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가령, 대형 마트를 보더라도 기존에는 가격 우위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으나, 온라인 시장의 경쟁 속에서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 속에서 수많은 팬들을 바탕으로 오프라인을 확대해가고 있는 국내 패션 브랜드가 있다. 바로 독특한 컨셉으로 국내외에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아더에러(Ader Error)>이다. 아더에러는 핫플레이스인 홍대와 성수동에서의 성공적인 오프라인 공간 운영에 이어서, 강남구 도산대로에 플래그십 스토어 3호점을 운영중이다.


<아더에러>는 어떤 브랜드인가?


2014년 디자이너,사진작가,파티쉐,쉐프 등 다양한 아티스트 크루가 결성한 브랜드이다. '아름다움을 창조하며'(Athletic(탄탄한,아름다운),Drawing(그리다))+'다양한 실험적 시도'(Error(실수,오류,시도))라는 브랜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버핏과 블루를 메인 컬러로 독특한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간다.


국내 패션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모델이 착용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독특한 디자인과 컨셉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펼치고 있다. 그결과, 지속적으로 해외 유명 브랜드들의 콜라보 제안을 통해서 협업이 진행되고 있다. 푸마, 메종키츠네, 10꼬르소 꼬모는 물론 시계 브랜드인 지샥, 아트 캐릭터인 베어브릭 등의 러브콜 속에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아더에러 X 푸마 콜라보(출처 : 아더에러 홈페이지)


이러한 다양한 시도 속에서 아더에러 매장은 평일에도 사람들이 구경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있다가 어렵게 입장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2호점인 '아더 스페이스 2.0'의 경우 우주 공간과 그 속에서의 탐험을 모티브로 공간을 구성해 놓았다. 해당 공간은 판매 목적의 공간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주제로 연출해 놓은 전시 공간을 떠올리게 한다. 마치, 젠틀몬스터 플래그십 스토어의 실험적 이미지가 떠오를 정도이다.


성수동 '아더 스페이스 2.0' 컨셉(출처 : 아더에러 홈페이지)


그렇다면, <아더에러>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를 경험케 한다.

아더에러의 크루들은 전혀 외부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세계적인 팬덤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러나 2018년 영국 GQ잡지와 이례적으로 진행한 인터뷰 기사를 통해서 아더에러에 대한 이해도를 높힐 수 있다.

우리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시작했다.우리는 기술, 라이프스타일, 그 이상을 목표로 한다.

아더에러는 다양한 집단에서 시작하여,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시작하였고 그 수단으로 패션을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아더에러의 정신은 한단어(F.I.N.E)로 정의내릴 수 있다. F는 즐겁고(fun), I는 즉각적으로(immedeate), N은 새로운(new), E는 쉽다(easy)라는 의미이다. 즉, 항상 새롭고 즐거운 것을 추구하지만 이것이 동시대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며 공감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 결과, 이들의 추구하는 개성있는 메시지는 해외의 다양한 패션 업체로부터의 러브콜로 이어졌다.


또한 아더에러의 도전적이고 새로운 시도는 제품뿐만 아니라, 매장 인테리어에도 녹아졌다. 홍대 매장은 물론 2호점인 성수점 역시도 넓은 공간에 비해서 제품을 보여주고 판매를 하려는 목적보다는 브랜드의 가치와 스토리를 전달하는 데에 집중했다. 당연히 고객들은 그들의 스토리텔링 공간에 열광을 하고 있다. 그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통하여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관성을 갖고 고객과 소통을 한다.

아더에러 제품뿐만 아니라 그들이 추구하는 공간에 열공하는 두번째 이유는 '일관성'에 있다고 본다. 아더에러는 자신들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서 별다른 광고 혹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는다. 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만 이슈성의 자극적인 시도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일관된 방식으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  자신들의 추구하는 가치와 메시지를 꾸준하게 인스타그램 채널을 통해서 공유한다.


아더에러 인스타그램 계정

현재 이들이 소통하는 주요 인스타계정 팔로워수는 77.3만명에 달한다. 자신들의 독창적인 이야기를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일관성은 플래그십 스토어에서도 이어지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항상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지만 사람들의 공감대를 자아내는 그들의 철학과 가치에 고객들이 당연히 열광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이러한 아더에러의 브랜드 철학은 최근에 SPA브랜드인 자라(ZARA)와 함께 진행한 콜라보레이션에서 잘 나타난다. 우리는 서로를 인지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소통을 위해서 함께 바라본다. 두 개의 시선이 만나게 된다. 서로의 시선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많은 감정과 의미를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 속에서 이어지는 대화는 다양한 상황과 갈등의 발생 혹은 해결로 이어지곤 한다. 그 시작이 '둘의 시선'이다.

아더에러 X 자라의 두번째 콜라보로 진행한 팝업스토어

이와 같은 '시선'이라는 의미를 아더에러는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명확한 주제 의식은 앞으로의 패션에 대한 아더에러와 자라가 바라보는 지향점일 수도 있다. 두 브랜드의 시선은 미래 지향적인 공간에 연출되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제품들은 자연스럽게 녹여졌다. 이처럼 다른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스토리와 경험은 아더에러의 무기임에 틀림없다.

 


고객과의 재화와 서비스의 거래가 오가는 곳에는 그만한 가치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코로나 19가 유통업 뿐만 아니라 작은 가게들에도 위기를 초래하였으나, 분명히 잘 되는 곳은 여전히 잘되고 있다. 브랜드 가치나 철학과 같이 거창하지는 않더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추구하는 지향점은 무엇이며, 이를 어떤 방식으로 꾸준하게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그래야만이, 고객들은 이러한 브랜드 혹은 매장을 저버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이어가게 될 것이다. 모든 브랜드가 아더에러처럼 독특할 필요는 없더라도, 자신만의 스토리와 무기를 갖춰야 하는 것은 확실하다.



매거진의 이전글 롯데와 신세계의 승부수는 당연지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