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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Oct 22. 2022

오프라인 공간의 진화

오프라인에 소비자를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

엔데믹 이후 소비자들의 외부 활동은 자연스럽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맞춰서 오프라인 공간의 움직임도 활발해 지고 있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찾기 위해서 수많은 업체에서 팝업스토어를 연이어 오픈하고 있고, 기존의 대형 유통사 역시도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오프라인 공간 확대의 움직임은 더 이상 전통적인 오프라인 채널의 이야기가 아니다. 온라인 플랫폼은 공격적으로 오프라인 시장으로의 확대를 꾀하고 있다.

국내의 대표적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홍대에 이어서 강남에서 대형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무신사가 인수한 <29CM> 또한 더현대 이후 성수동에 최근 오프라인 공간을 열었다. 신세계에서 인수한 <W컨셉>은 신세계백화점을 중심으로 매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이다. 새벽배송의 선도기업인 <마켓컬리>도 체험형 매장을 오픈하였다.



그렇다면 이러한 오프라인 공간은 어떻게 진화해 나가고 있는 것일까?

정보채널 vs 오프라인 채널의 변화 양상 비교

최근의 오프라인 채널의 진화 모습을 보면 정보 채널의 변화 양상과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 우리가 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채널은 지상파 3사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 TV채널에 국한되어 있었다. 정보의 주도권은 방송사에서 쥐고 있는 체로 정보의 비대칭성은 당연했다. 오프라인 채널 역시도 백화점, 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사에서의 제품 중심 판매 전략에 의해 소비가 발생했다. 대기업 중심의 제조사에서 만드는 제품을 백화점 등에 전개만 하면 불티나게 팔리던 시절이 있었다. 


둘째, 지상파 3사가 쥐고 있던 힘은 케이블 및 종편채널의 등장과 함께 약화되어 갔다. 저녁 시간대 뉴스 방송의 인기 및 선호도가 한때는 종편 채널에게 넘어갔을 정도이다. 이와 같이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시청자의 영향력은 높아져 갔다. 오프라인 채널 역시도 홈쇼핑, 온라인 쇼핑몰의 등장과 함께 변화를 맞아야 했다. 백화점의 경우에는 획일적인 제품 중심의 MD를 벗어나서 제품군별 경계를 허물거나 F&B를 병행 배치하면서 다변화를 꾀해 나갔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오프라인 경험은 다채로워져 갔다.


셋째, 정보 채널에 있어서 모바일의 생활화와 함께 자리잡은 유튜브나 OTT서비스와 같은 플랫폼의 등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만들었다. 거대한 시설을 갖춘 방송사의 정보의 영향력보다 개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파급력이 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오프라인 채널 역시도 모바일을 통한 쇼핑의 확대로 궂이 오프라인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약해져만 갔다. 소비자를 오프라인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대책이 필요했다. 그래서 오프라인 채널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적극적인 관여를 시킴으로서 찾아올 수 밖에 없게 만들려고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에 참여한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공간인 "오프컬리"의 경험은 오프라인 채널의 진화 모습을 느끼게 만들었다.

마켓컬리의 오프라인 공간인 "오프컬리"

위에서 언급한 오프라인의 진화 중에서 1단계와 2단계는 공급자 혹은 제품 중심의 전개 방식이다. 즉 제품 혹은 공간에 조금이라도 오래 체류함으로서 소비자와의 관계를 이어가려 한다. 

반면에 오프컬리의 방식은 좀 달랐다. 유료 프로그램이지만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해서 '올리브유'라는 제품의 스토리를 경험토록 한다. 소비자가 직접적으로 참여하여 적극적인 경험을 이어감으로서 브랜드와 그 공간의 매력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네 가지 종류의 올리브유에 담긴 의미를 알아가고 그 맛의 차이를 느낌은 물론, 올리브유를 곁들인 간단한 메뉴를 통해서 그 깊이를 더할 수 있었다.단순히 공급자적 접근이라기 보다는 소비자가 직접 그 안에 뛰어들어서 주도적인 경험을 이어갈 수 있는 오프라인이었다.


지리학자 이푸투안은 책 <공간과 장소>에서 이러한 정의를 내렸다.

공간 + 경험 = 장소

공간은 자유로운 공간이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상태이지만, 여기에서 어떠한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있는 장소가 된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면, 하얀 백지는 아무런 가치가 없지만 이곳에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더 이상은 흰 종이가 아니다. 그 가치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다.


오프라인 공간은 절대 죽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의미를 줄 수 없는 공간이 사라지게 될 뿐이다. 제품만을 제공한다고 소비자에게 감동을 줄 수는 없다. 브랜드 혹은 공간에서만이 제공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깊이 고민하고 풀어냄은 물론 소비자를 그 중심에 끌어들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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