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다는 공감을
시설 투자에 앞서서 고객을 팬으로 만들어야 한다.
온오프라인 시장 구분없이 물류 처리를 통한 신속 배송은 큰 무기가 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무기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 쿠팡은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전국적인 물류 창고를 바탕으로 한 신속 배송으로 전 국민의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마켓컬리 역시도 샛별 배송이라는 앞선 서비스를 도입은 물론 서비스 지역 확장으로 새벽 배송의 대명사로 불린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유통사들은 조금이라도 빠른 배송을 위해서 경쟁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롯데 역시도 신속 배송 강화하기 위해서 세계적인 인지도의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도입에 1조원을 투입 한다고 밝혔다. 롯데는 자체적인 물류사인 로지스틱스를 운영하고 있으나, 선진화된 플랫폼 도입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였다. 특히나 신속 배송을 통하여 경쟁사에 비해서 밀리고 있는 식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그러나 단순히 막대한 투자만 이루어진다고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생각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롯데는 이러한 점을 이미 롯데온을 통해서 경험했다. 신세계의 SSG에 뒤늦게 대응하기 위해서 롯데는 유통 서비스 7개사의 앱을 통합하기로 하였다. 그래서 총 3조원이라는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부어서 롯데온을 오픈 하였다. 하지만 온라인 시장의 선두 기업을 목표로 하였으나, 현재 롯데온의 성적은 초라하다. 온라인 시장 점유율 5% 내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롯데가 온라인 시장에 엄청난 투자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에 비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고객이 원하는 바를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전통적인 백화점 매장과 같이 수많은 제품과 셀러만 있으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자신감이 가장 큰 패착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에 발표한 신속 배송을 위한 선진화된 기술 도입에 앞서서 롯데온의 실패 경험을 되새겨 봐야 한다. 지금의 시대는 기존의 공급자적 관점의 시장과는 다르다. 제품의 필요성에 대한 욕구의 시대가 아니라, 내가 응원하고 공감하는 브랜드에 대한 욕망의 시대이다. 기술 도입을 통한 서비스 개선은 하나의 주요한 요소이거나 과정일 뿐이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고객을 어떻게 감동시켜서 브랜드를 각인시킬 것이느냐이다. 마켓컬리가 샛별배송이라는 무기가 있지만, 가장 큰 본질은 '제품에 대한 신뢰와 생산자에 대한 진정성'임을 살펴봐야 한다. 기술 경쟁에 취해서 본질을 놓쳐서는 안 된다.
평화로운 호수 위에 있는 백조를 보며 사람들은 환호한다. 사람들이 보고싶은 것은 백조의 우아하고 품위있는 자태이지 물 속에서 정신없이 동동 굴리고 있는 발길질이 아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나아갈 바를 되새기며 성공 방정식을 만들어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