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전시를 넘어서 다양한 경험의 場으로 나아가다.
새로운 브랜드 혹은 신제품 출시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서 많이 이용되는 방법이 <팝업스토어>이다. 팝업스토어는 최초에는 미국 할인 매장인 Target(타겟)에서 매장 부지를 구하지 못해서 임시로 매장을 운영하였다. 임시매장이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자, 그 이후 팝업스토어는 빠르게 확산되었다.
팝업스토어는 신규 브랜드 런칭이나 신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지만, 특히 신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제품 중심의 전개가 대부분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공급 과잉 속에서 제품의 차별화가 약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제품을 체험해 보는 것만으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가 없다. 그래서 최근에는 단순한 제품 전시 체험을 넘어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제품을 공간에 녹이다.
신제품이라 할지라도 결국은 필요에 의해서 사용을 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리고 적절한 사용을 위해서 어느 공간에 놓이게 된다. 최근의 팝업스토어는 이러한 점을 잘 반영하고 있다.
백화점과 같은 유통채널 중심으로 진행되어 온 팝업스토어의 방식은 거의 동일하다. 브랜드의 컬러를 살린 집기 위에 두고 현장 직원이 제품 체험을 유도한다.그러나 최근에는 기존 유통채널이 아닌 MZ세대가 주로 찾는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공간 속에 제품을 녹여낸다.
29CM가 진행한 팝업스토어인 <29맨션>에서는 '누군가의 방'이라는 컨셉으로 '내 방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의 공간 속에 자연스럽게 제품을 녹여냈다. 억지로 제품을 설명하거나 체험을 강요하기보다는 공간에 녹여진 제품을 보면서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것이다. GS편의점에서 진행한 <갓생기획실> 역시도 작은 방 속에 다양한 굿즈를 녹여냄으로서 공간 자체를 경험토록 하였다.
철제 집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레어로우(rareraw)에서 진행중인 팝업스토어도 이러한 흐름을 이어간다. 팝업스토어 공간 자체도 옛 느낌이 물씬 풍기는 2층 집에서 진행되었다. 거실, 주방뿐만 아니라 방과 서재로 이어지는 동선 속에서 제품은 자연스럽게 놓여있다. 아늑한 공간 속에서 녹여져 있는 제품 자체를 경험하게 된다. 더군다나 다양한 제품을 통하여 철제 집기 전문에서 전개하는 제품 영역을 넓혀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다.
공간에서 시선을 압도시킨다
인지심리학적으로 공간에 시선을 사로잡는 오브제가 있다면 사람들은 호기심을 갖고 접근해서 브랜드 혹은 제품에 대한 호감을 갖게 된다고 한다. 그렇기에 팝업스토어에서 이러한 점을 적극 활용해서 사람들이 찾아올 수 밖에 없게 만든다.
얼마 전 샤넬은 레드 까멜리아(동백꽃)을 모티브로 한 신제품 라인 출시 홍보를 위한 팝업스토어를 진행하였다. 전반적으로 제품의 배치는 일반 매장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공간 초입의 대규모 영상 디스플레이만으로도 팝업스토어를 방문하고 싶게 만들었다. 영상을 통해서 전달해주는 컬러의 선명함은 팝업스토어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된 팝업스토어가 있다. 바로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가 운영하는 뷰티 브랜드인 탬버린즈의 향수 팝업스토어였다. '한 줌의 위안'이라는 주제를 보여주기 위해서, 건물 전체를 관통하는 대형 오브제는 시선을 사로잡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경험을 위해서 사람들은 예약을 한 후 오랜시간 기다리면서도 팝업스토어 공간을 찾아왔다. 그리고 강한 인상과 함께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호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제품이 아닌 공간 자체에서 즐기다
사람은 유희의 인간이다. 게임적 요소를 즐기면서 발생하는 도파민은 사람들을 흥분시키거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팝업스토어에서는 제품만을 체험하는 것을 뛰어넘어서, 공간 자체에서 즐기면서 제품을 경험하게 만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새롭게 출시한 만두 제품을 알리기 위해서 즐기는 형태의 팝업스토어를 진행하였다. 보통의 푸드 팝업스토어면 시식 위주로 단조롭게 진행된다. 그런데, 비비고 만두의 팝업스토어는 달랐다. 기념품을 받기 위해서 NBA농구팀인 LA레이커스를 활용한 다채로운 농구 게임을 하게 된다. 한쪽 옆에 있는 푸드트럭만 없었다면 농구 관련 공간이라고 생각이 들 정도이다. 즐겁게 게임을 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도록 한 방식이었다.
최근에는 손글씨를 쓰는 경우가 많이 줄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문구 브랜드인 파일롯(PILOT)은 기억에서 잊혀져 갔다. 하지만 신제품을 경험할 수 있었던 팝업스토어를 통해서 브랜드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특히 제품을 사용해 볼 수 밖에 없게 만드는 문제풀기 게임은 제품의 놀라운 기능을 실감나게 전달해 주었다.
팝업스토어는 브랜드 혹은 신제품을 알릴 수 있는 주요한 공간이다. 그러나 단순히 제품만을 전시해 둔다고 고객들이 관심을 갖고 경험해 볼 것이라는 생각은 공급자적 마인드일 뿐이다. 고객에게 어떠한 경험을 제공할 것인가에 조금 더 고민이 이루어져야만 실제 고객은 반응을 할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한국능률협회에서 강연을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 강연이 VOD컨텐츠로 출시가 되었다. 팝업스토어 혹은 트렌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포럼M 브릭스]팝업스토어, 설레임으로 완성하다(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