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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Mar 22. 2023

작고 뾰족하게 승부하다.

시장을 세분화해서 접근해야 한다.

F=ma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뉴턴의 제 1운동법칙'이다. 외부에서 힘이 작용하지 않으면 운동하는 물체는 계속 그 상태로 운동하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 상황은 마찰력과 같은 외부 힘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진공상태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은 유통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제한된 자원을 투입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려 하지만 다양한 제약과 경쟁으로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러한 실패가 기업의 존패를 가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기 제품이 시장에 나오면 추종자가 바로 따라붙는다. 더군다나 투입할 수 있는 자원은 제한적이다. 뿐만 아니라 세대별은 물론 개별적으로 취향이 세분화 되면서 타겟팅이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은 「작고 뾰족하게 승부」해야 한다. 쉽게 다트 게임을 떠올려 보자. 다트 게임의 목적은 중앙의 표적에 명중시키는 데에 있다. 이때 주먹만한 크기의 다트를 먼지지 않는다. 무겁기에 표적까지 쉽게 날아가지도 어려우며, 표적에 꽃힐 수도 없다. 대신에 얇고 뾰족한 다트를 향해서 힘껏 던진다. 그래야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작고 뾰족해야 저항을 적게 받는다.


가구 매장의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낸 이케아(IKEA)는 도시 외곽 지역에 대규모 시설에 매장을 연다. 한국 1호점 매장인 경기도 광명점 역시도 도시 외곽에 위치하며, 규모는 5만7천 제곱미터가 넘을 정도이다. 이케아가 이렇게 대규모로 운영을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구는 물론 인테리어와 연관된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체험하기 위한 쇼룸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케아의 주요한 특징중에 하나인 F&B코너를 운영함으로서 고객을 끌어들인다.

이케아 성수Lab(@이케아 홈페이지)

하지만 이케아 역시도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했다. 풍부한 재고와 쇼룸이라는 방식을 고수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부지에서만 전개가 가능하다는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다양한 경쟁자와 승부를 보고, 고객들에게 조금이라도 다양하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변해야 했다. 그래서 이케아는 대형 매장을 고수하지 않고, 최근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실험적인 소규모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도 「이케아 성수Lab」을 운영하면서 도심에서 이케아 제품과 공간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기본적인 매장보다는 작지만, 2개 층을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Space와 다양한 공간 경험이 가능한 Showroom을 운영하였다. 고객들은 구모는 작아도 이케아의 뾰족한 전략에 크게 호응했다.


이와 같은 이케아의 전략은 '작고 뾰족하기에 매장 오픈의 저항을 해결'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대형 매장 전략을 고수하기 보다는 고객 관점에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그럼으로서 매장 오픈의 큰 저항 없이 운영을 할 수 있었으나,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과 효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작고 뾰족해야 목표 지점에 정확히 날아간다.


일본에는 1호 매장을 연 이후 계속해서 매출이 증가하며 승승장구하는 오프라인 스토어가 있다. 바로 일본의 대표적인 유통매장인 '돈키호테'이다. 돈키호테 매장은 내국인의 인기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이라면 한번은 들르는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돈키호테 매장도 팬데믹 기간동안 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자 대응방안이 필요했다. 즉 내국인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했다. 더군다나 돈키호테 매장의 강점은 다양한 카테고리의 수많은 제품이 모여 있기에 이를 찾아가는 즐거움이 크다. 하지만 다른 경쟁사들의 출현으로 매장에서 전개하는 제품들의 매력 요소가 줄어들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

키라돈키(@패션포스트)

그래서 선택한 방안이 '좀 더 뾰족하게' 접근하는 것이었다. 돈키호테는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고객에게 '뾰족하게 다가가는' 전략을 실행에 옮겼다. 마치 과녁 중앙을 맞추기 위해서 날아가는 뾰족한 다트처럼 말이다. 쉽게 생각하면 일부 카테고리 제품에 집중하는 카테고리 킬러 전략이었다. 매운 음식만 약 1100종류를 파는 매장이나, 화장품 전문 매장 혹은 세계 각국의 술을 모아 놓은 매장 등으로 특화했다. 돈키호테의 이러한 시도는 변화무쌍하기까지 하다. 일정 카테고리를 운영하다가 필요시 다른 카테고리로의 변화를 주기가 용이하다. 이와 같은 돈키호테의 실험은 초기 단계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돈키호테의 파격적인 도전이 주는 시사점은 타겟 고객을 좁히고, 그들에게 다가가기 위해서 뾰족한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이다. 그래야만이 최소한의 리스크로 다양한 시도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작은 시도와 성공이 모여서 돈키호테 전설을 계속해서 이어가게 만들어 줄 것이다. 돈키호테의 ‘뾰족한 매장’에 대해서 한 임원은 이렇게 말했다.

“좁고 깊게 타깃하면 다른 경쟁자와 겹치지 않습니다. 뾰족한 상품, 돈키호테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상품을 제안함으로써 돈키호테스러움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일정한 힘을 주면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이상적인 환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프라인 시장 역시도 그러하다. 한정된 시장에서 고객의 발길을 멈추게 하기 위한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뾰족한 승부수’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좁지만 확실한 고객 시장 선정과 공간의 명확한 컨셉과 운영 방식이 있다면 한정된 자원으로도 충분히 또다른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인정받고 있는 츠타야 서점의 ‘다이칸야마 T사이트’는 남녀노소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한다. 하지만 이곳에 부지를 선정하고 공간의 컨셉을 잡을 때 타겟으로 한 것은 시니어 세대이다. 은퇴한 이들이 좋아할 만한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고 그들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였다. 이처럼 타겟을 좁힌 매장이 지금은 모든 이들이 사랑하는 공간이 되었다. 목표점을 향해서 멀리 정확하게 날아가기 위해서는 가볍고 뾰족해야 한다. 그래야만이 조준이 용이하고 목표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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