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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Jan 24. 2023

의외성이 주는 공간의 재미

호기심을 호감으로 변화시키는 공간의 즐거움과 의미에 대하여

얼마 전 TV에서 추억속에 남아있던 영화를 잠시 보게 되었다. 바로 영화 <프리티우먼(Pretty Woman)>이었다. 지금은 세계적인 배우이지만 그 당시 무명의 배우였던 줄리아로버츠가 일약 스타덤에 오를 수 있게 만들어 준 영화였다. 길거리 여성이었던 주인공(줄리아 로버츠)이 백만장자인 남자 주인공(리처드 기어)을 우연히 만나서 진정한 사랑을 만들어 가는 내용이다. 다소 뻔한 스토리의 신데렐라와 같은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영화는 커다란 흥행 수익을 거두어 들였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큰 성공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의 "의외성 혹은 반전매력"을 꼽을 수 있다. 길거리 여성인 줄 알았던 줄리아 로버츠의 모습에서 발견되어 가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은 매혹적이었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모습"이 주는 매력은 <프리티 우먼>이라는 존재를 강하게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의외성"이 주는 브랜드의 사례는 어떤한 것들이 있을까?

첫째, 국내 배달앱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배민(배달의 민족)'의 마케팅 사례를 들 수 있다. '민족'이라는 단어를 '배달'에 접목시킨 B급 감성의 광고는 사람들의 가슴에 깊이 자리잡게 되었다. 치열한 배달앱 경쟁 속에서 '배민'을 가장 먼저 떠오르게 만드는 전환점이 되었다. 그 이후 이어진 '치믈리에 테스트' 등과 같은 익숙한 것(치킨+소믈리에)에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면서 '배민'은 단단히 자리를 굳혀 갔다.

둘째, 최근의 '의외성'을 떠올리게 하는 브랜드는 아몬드의 대명사가 된 '바프(HBAF)'를 들 수 있다. 일반적인 아몬드 거래업체에서 지금은 아몬드 자체를 국민 간식으로 만들어 낸 '바프'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똑같은 아몬드에 새로운 맛과 이미지를 심어준 것이다. 또한 광고 속에서 브랜드의 풀네임을 발음할 때 어려움을 도리어 'H는 묵음이죠'라는 반전 멘트는 역으로 브랜드를 더욱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다.


이와 같이 "의외성"이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호기심'을 '호감'으로 만들어 준다. 기존의 것과는 다른 것은 고객들의 시선을 일순간 사로잡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이때 발생되는 것이 호기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이것이 어떠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그것은 호기심으로 끝나버릴 수 있다. 하지만 그 순간 낯설음과 친숙함의 균형을 잘 맞춘다면 호기심은 브랜드에 대한 호감으로 발전하게 된다.

둘째, 새로운 재미를 안겨준다. 새로운 것은 고객들에게 다른 자극을 주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이러한 긍정적인 자극을 원한다. 평범한 삶의 활력소가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새로운 자극은 물질적 구매 혹은 외적 경험을 통해서 받게 된다. 이처럼 의외성이 주는 예상치 못한 자극은 매우 매력적이다.


그러면 "의외성"을 무기로 사람들을 끌어 들이는 공간은 어떠한 곳이 있을까? 

우선,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에서 운영하는 디저트 가게인 <누데이크>를 들 수 있다. 우리는 통상 케이크를 떠올리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있다. 하얀 크림위에 신선한 과일로 장식을 한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누테이크는 이러한 상식을 파괴한다. 케이크는 전시회장에 놓인 예술 작품을 연상케 하는 낯선 모습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더군다나 공간에서 풍기는 자극적인 연출 속의 새로운 모습의 디저트는 사람들의 시선을 붙잡고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그렇게 누데이크는 런칭하지 몇년 되지 않았으나 수많은 팬층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그 다음은 문구 편집샵인 <포인트 오브 뷰>를 들 수 있다. 문구샵은 동네의 자그마한 곳부터 아트박스 등과 같은 팬시를 곁들인 곳이 다채롭게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포인트 오브뷰 매장을 방문할 때의 느낌은 기존의 다른 문구 매장과는 사뭇 다르다. 더군다나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처럼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가장 큰 매력은 연필 한 자루에 대해서 바라보는 완전히 다른 관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브랜드에서 해석한 작은 문구류의 스토리를 느낄 수 있으며, 연필 깍기의 장인(?)의 책을 소개하듯이 기존의 매장에서는 볼 수 없는 의외성이 가장 큰 무기이다.


"의외성"은 기존과는 다르기에 예상치 못한 모습을 전달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단지 낯선 것은 고객들에게 이질감을 안겨 줄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렇지만 다른 곳과 동일한 것만으로는 고객들을 매료시킬 수 없다. 그렇기에 낯선 것과 함께 그만의 가치와 스토리를 담아야 한다. 그래야만이 그 브랜드와 공간만이 전해주는 "의외성"에 열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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