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영향속에서 세계적으로 오프라인이 큰 어려움을 맞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백화점인 로드앤 테일러로 팬데믹의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우리 나라 역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코로나 분위기 속에서 유통 공룡 롯데 쇼핑은 전체 매장의 20%이상의 문을 닫았고, 신세계 역시도 부진한 오프라인 사업을 정리하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지역 백화점 역시도 어려운 상황은 마찬가지다. 대구의 가장 대표적인 번화가인 동성로 중심에서 50년이 넘도록 운영해온 「대구백화점」 본점이 21년도부터 잠정 휴점을 하고 있다. 더군다나 작년 말에는 본점 매각을 통해서 새로운 사업 진출을 꾀했으나, 이 마저도 매각이 격렬되어 버렸다. 이렇게 대구백화점 본점은 휴점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재오픈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대구시민의 자존심과 같은 대표적인 지역백화점이 이렇게 추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일까?
1) 대구 상권의 백화점간 경쟁 심화에서 밀렸다.
대구지역 상권의 백화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을 시작으로 현재는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까지도 대구 지역에서 경합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신세계 대구점은 연 매출 1조원을 넘어서면서 대구 지역의 강자로 군림하였다. 그 사이에서 대구백화점이 견뎌낸다는 것은 한계가 크다.
가장 크게 경쟁에서 밀리는 요인은 매장의 MD력에 있다. 대구지역의 MVG고객과 애기를 나눠보면, 명품 매장에 대한 니즈가 높다. 그래서,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서 부산지역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구백화점 본점의 1층 MD구성을 보면 현상황의 어려움을 짐작할 수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 1층 안내도
반면에, 주요 백화점 3사의 1층 안내도를 보면 대구백화점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알수 있다. 대표적인 명품 브랜드 입점이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가 있다. 파레토 법칙을 떠올려보면 알수 있듯이, 상위 20%고객이 어느 백화점을 갈지는 너무도 명확해 보인다.
명품을 비롯한 기본적인 MD구색력에서 밀리다보니, 자연스럽게 방문객수는 물론 매출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면, 기존에 입점해 있던 매장도 퇴점 요청이 이어지게 되면서 매장의 공백은 심화되어 가게 된다.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한 체 백화점 실적은 악화되어 가고 있었다.
더군다나 대구백화점의 MD력의 한계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대구백화점 프라자점에서 샤넬 화장품이 매장을 철수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대구백화점 측에서는 완강히 붙잡으려 했겠으나 샤넬 입장에서는 굳이 대구백화점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샤넬이라는 브랜드 밸류대비 격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음은 물론 매출도 크게 위축되었을 것이다.
2) 고객도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
대구백화점 본점은 5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대구 지역 주민들의 자부심과 같은 상징이었다. 그렇기에, 롯데백화점이 세워진 이후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영업을 유지해 올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대구백화점을 지켜오던 고객은 함께 나이를 먹어가고 있었다.백화점의 노후화와 함께 고객 역시도 나이를 먹어가게 된다. 결국, 신규 고객을 확보하지 못한체 백화점 매출은 정체되어 가는 것이다.
더군다나, 지역점이라는 특성상 해당 지역의 주민만이 이용하는 포켓 상권의 특성이 강한 곳에서는 폭발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다. 결국, 한정된 시장내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나눠먹기가 되는 곳에서 MD는 물론 신규 고객 창출도 없는 대구백화점이 버티기는어려운 실정이다.
3) 고객이 방문해야 할 이유가 없다.
백화점과 같은 유통업이 확장되던 부흥기에는 백화점만 지으면 고객들이 수없이 몰려들었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점 역시도 상황은 동일했다.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서 제한된 공급에 비해서 폭발적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오프라인 채널은 제품만 진열하고 판매에 집중만 하면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온라인 시장의 확장과 다양한 개별적 취향 속에서 단지 제품 구매만을 위해서 백화점을 찾는 이는 줄어들고 있다. 내가 원하는 제품은 언제든 구매할 수 있고,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맞춰서 받아볼수 있는 시대인 것이다. 그러므로백화점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의 정의가 달라져야 한다.
하지만, 대구백화점은 그 시절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였다. MZ세대를 비롯한 고객들이 해당 매장을 찾아야할 이유가 없어 진 것이다.더군다나, 대구백화점은 시대 변화에 맞춰서 온라인 혹은 디지털화에 대한 노력이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
대구백화점 모바일 App
대구백화점 App을 조회하면, 다운로드 숫자 및 평점을 확인할 수 있다. 다운로드 수는 물론 리뷰를 확인해보면 활용도가 떨어지는 App이라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비록, 롯데백화점을 비롯한 대형 유통사 역시도 백화점 App을 활성화 시키기 위해서 노력은 하였으나, 성공적인 사례는 거의 없긴 하다. 그러나, 대구백화점과 같은 중소백화점에서 거액의 투자를 통해서 진행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 자체도 부족했기에 지금의 결과가 뒤따르게 된 것을 명심해야 한다.
오랜 전통을 가진 지역 백화점이 문들 닫게 된다는 소식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면서도 가슴 아프게 와 닿는다. 이게 현재의 오프라인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오프라인이라는 공간은 절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고객이 와야 할 가치가 없는 오프라인은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
결국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면 지속되는 어려움을 견뎌내기 어렵다. 그 단적인 예를 보여주는 것이 대구백화점이며, 오프라인의 처절한 단면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