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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통쟁이 김우찬 Feb 04. 2023

애플스토어의 매력

애플스토어에서 오프라인의 해법을 찾다.

오프라인 공간 매출을 평가하는 기준 중에는 「평효율」이 있다. 단위 면적당 매출을 평가하는 것으로, 동일 면적 기준 어느 곳의 매출이 더 좋은지 판단할 수가 있다. 세계적으로 오프라인 공간의 평효율을 비교시 가장 높은 곳이 우리나라에 있다. 에르메스, 샤넬과 같은 명품 매장이나 티파니와 같은 고가의 보석 매장도 안니다. 바로 세계적 기업인 애플이 운영하는 오프라인 공간 <애플스토어>이다. 


코로나19는 대부분의 소매점의 방문객의 발길을 끊어버리고, 위기 속으로 몰아가며 오프라인 공간이 연이어 문을 닫았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애플스토어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다. 그 결과 가로수길 1호점에 이어서 현재는 4호점으로까지 확대를 하였다.


애플스토어는 디지털 기기 뿐만 아니라, 차별화된 오프라인 공간을 세계적으로 성공적으로 확장해 가고 있다. 2001년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쇼핑몰에서 1호 매장을 오픈한 이후 애플스토어가 만들어 온 성과는 놀랍다.

스토어별 주단위 평균 방문자 22,000명

백화점으로 따지만, 주요 점포에만 고객 집중이 한정되지만, 애플스토어는 완전히 다르다. 티파니 등 명품 주얼리 매장보다 단위당 매출이 가장 높은 소매점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의 유통 오프라인 채널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1. 애플스토어의 비전


대형 할인점의 상품 기획부문 부사장 출신이자, 2001년 애플 스토어 1호 매장이후 애플스토어의 성장을 주도해 온 론 존슨은 소매점 담당자라면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떻게 해야 고객을 즐겁게 만들수 있을까?


애플스토어의 직원인 '지니어스'의 역할은 고객이 매장에 방문해서 제품의 우수한 기능으로 설득하여 판매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의 목표는 고객이 애플스토어에서 얼마나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을 하도록 만들었느냐이다. 그래서, 매장 매니저가 직원들에게 묻는 질문도 다르다. 기존 소매점과는 차별화된 접근방식은 애플의 비전인 두 단에(삶을 풍요롭게(Enriching Lives))에 잘 나타나 있으며, 자연스럽게 애플스토어 직원의 서비스 5단계(A.P.P.L.E)로 이어진다.


Approach(다가가기) 고객에게 맞춘 따뜻한 인사로 맞이한다.

Probe(조사하기)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기 위해 예의바르게 조사한다.

Present(제시하기) 고객이 오늘 집으로 가져갈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한다.

Listen(들어주기) 고객의 이야기를 경청해서 문제나 걱정을 해결한다.

End(마무리하기) 다정하게 인사하며 다시 찾아 달라고 초청한다.


애플스토어의 차별화된 비전과 접근 방식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기대감을 제공함으로서, 고객의 다양한 행동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약 10년전 미국의 한 소년이 애플스토어 투어를 하면서, 댄스를 추는 영상이 화제가 되었다. 매장에서 음악을 틀고 춤을 추지만, 그 소년의 행동을 제지하는 직원은 없다. 도리어, 환호하고 박수를 치거나 어떤 직원은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2. 애플스토어의 경험


애플스토어 첫번째 매장을 오픈할 당시 컴퓨터 소매점 시장을 선도하고 있던 Dell컴퓨터도 여러 소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다. 애플스토어 역시도 1호 매장을 오픈 준비할 때, Dell컴퓨터 매장과 같이 제품 중심의 진열을 하였다. 하지만, 론 존슨은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지금의 방식과 같이 운영방식을 도입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애플스토어가 제공하는 경험에 이끌려 애플스토어에 옵니다.
그리고, 기꺼이 더 비싼 가격을 받아들입니다.


애플스토어의 존재 가치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해서 매출을 창출하는 데에 있지 않다. 손익만을 따졌다면 가로수길 1호점을 오픈 당시에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안하지도 않고 20년치의 임대료를 지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플스토어는 자신들의 제품을 마음껏 경험하고, 관계를 통해서 가치를 느끼는 곳이다. 여기에 오프라인 공간의 존재 의미가 있다.


그렇기에, 애플스토어의 제품은 체험하기 쉽도록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테이블에 진열된 제품은 모두 전원이 연결되어 있어야 했다. 그래야 고객들이 관심가는 어떤 제품이든 자유롭게 경험하고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애플스토어 1호점을 오픈하던 당시로서는 이와 같은 진열 방식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리고, 새로운 경험을 위한 애플스토어의 방식은 인테리어적 외관에서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애플의 브랜드 정신을 담은 외관은 개방성을 잘 나타내는 통유리로 되어 있다.높은 층고 역시도 고객의 창의력을 자극시킬 정도로 충분하다.또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을 통해서 새롭고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


애플스토어는 강점은 재미있고, 즐거움을 준다는 점이다. 이것을 위해서 매장 구성, 직원의 응대 방식, 제품 진열까지도 이루어져 있다. 이를 통해서 고객들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애플스토어를 계속해서 찾아오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존슨은 소매업 공간에 대해서 이렇게 정의했다.

미래를 거래쥘 소매업체는 처음부터 시작해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곳이다.

애플의 로고는 한쪽 귀퉁이가 누군가 한 입 깨문 것처럼 되어 있다. 이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설이 있다. '앨런튜링'이라는 암호학자가 자살할 때 먹은 독극물이 묻은 사과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영국의 수학자이자 암호학자이며,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 일컬어진다. 특히 세게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는 장치를 개발하여 연합군의 승리에 큰 도움을 준 인물로 유명하다. 그만큼 다른 이들과 다른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했다. 이러한 설이 진실일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애플의 'Think Different'와는 맞닿아 있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럽게 애플스토어로 이어지기에 고객들은 유독 그 공간에 열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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