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통쟁이 김우찬 May 28. 2022

나 자신을 부숴라

그래도 나 자신은 지켜내야 한다.

영화 <소공녀>를  적이 있는가?


주인공은 어려운 살림 속에서 꿋꿋히 버텨내지만 자신의 소중한 것을 하나씩 잃는다.

자그마한  한칸도 잃고, 사랑하는 연인도 떠나가고, 믿었던 친구들에게 마저도 버림을 받는다.

비록 주인공의 울거나 좌절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으나,  속내는 산산히 부숴져 버렸을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서도 지켜낸 것이 있다. 바로 하늘로 뿜어내는 담배 한모금과 하루를 마무리하는 위스키 한잔 이었다.


화려함에 반하든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유통업에 입사한 여러분의 현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육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수많은 상처를 받고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우선, ‘고객’이라는 명분하에 찢기는 나를 만나게 된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는 억지이지만 서비스업 종사자이자 매장 직원이라는 책임감때문에 고객의 고함과 때로는 욕설을 감내해야 한다.

 <불편한 편의점>에 등장하는 ‘JS(진상)’고객은 언제든 찾아온다. 그리고 납득이 안되지만 끝까지 경청하고 호응하며 평점심을 잃어서는 안된다.

때로는 상황을 무마하기 위해서 멱살을 잡히거나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라는 의구심이  겨를도 없이 무릎을 꿇게 되기도 한다.

이러려고 어렵게 들어온게 아닌데’라는 좌절감과 괴로움을 매장 뒷편에서 눈물  줄기로 흘려보내거나, 퇴근  차가운 소주 한잔에 단숨에 넘겨버리게 된다. 유통업에 뛰어들기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자신이 강제로 부숴져 버린다.


그리고 ‘동료’가 차가운 칼날을 내미는 상황을 만나게 된다.

매장의 매정함을 맞닥뜨린 당신을 지켜주는 것도 본인 옆의 동료이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는 것도 동료이다.

영업팀 팀장이던 시절, 대졸 공채 신입사원이 선배인 매장 관리자로부터의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다 못해 결국에는 회사를 떠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속담 중에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굴러온 돌이 빠르고 정확하게 맞추지 않는 이상 박힌 돌을 빼내기는 쉽지 않다.

선배 동료는 물론 이미 매장에서 잔뼈가 굵은 매장 매니저들의 등쌀은 물론 그들만 유대관계는 단단하다.

시간을 갖고 그들의 무리 속에서 동화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박힌 돌을 빼내려다가 본인만 계속 굴러가서 절벽 밑으로 떨어져 버려서는 안된다.


으로 직장상사로부터의 압력을 견뎌내야 한다.

직장 상사, 특히 상위 직책자인 매니저 혹은 팀장은 당신이 대학교 시절의 동아리 선배가 아니다.

최근에는 조직이 수평화되고 있으나, 유통업 생리상 상명하복’이 은연중에 존재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부당한 명령이나 업무와 무관한 절대적 복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후배 직원으로서의 기본적 예의와 실적으로 증명하는 열정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러한 당부가 꼰대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으나, 이것이 조금이나마 빠르게 적응해 나갈  있는 현실적 조언임을 나는 확신한다.


유통업 생리상 수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지낼  밖에 없다.

그러면서 상처를 받고 퇴근해서 피묻은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만나게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는 지켜내야 한다. 스스로에게 당당해야 한다.

나는 오늘 하루도 해냈으며, 내일도 해낼 것이다. 잘 해내고 있다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내는 것도 본인의 책임이다. 

치유를 해나가다 보면 훌륭한 아이템을 얻게  것이다. 바로 면역력’이라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하늘에서  하고 떨어지는 아이템이 있다. 그것은 경험치’이다. 

그러므로, 힘든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고 당당할  있는  순간까지 스스로를 지켜내자.



매거진의 이전글 고정관념을 부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