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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저씨 Mar 23. 2020

조선에서 여성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3월19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생각 없음은 죄악이 된다, 악의 평범성

그는 유대인을 열차로 수용소에 이송하는 최고 책임자로서 홀로코스트의 핵심 가담자였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해외로 탈출했던 그가 체포되어 1961년에 비로소 전범재판이 열렸습니다만, 평범한 중년이 된 그는 오히려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자신은 직접 살해하지 않았고, 미친 시스템의 작은 톱니바퀴로써 맡은 일에 충실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한 것입니다. 이에 재판을 지켜본 정신과 의사들은 그를 ‘준법정신이 투철하고 매우 근면 성실한 평범한 사람’이라고 판정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는 유죄 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지만 윤리에 관한 논란은 계속되었습니다. 이에 정치철학자 한나아렌트는 ‘악의 근원은 평범한 곳에 있다’는 ‘악의 평범성’으로 설명하면서 ‘타인의 고통을 공감할 줄 모르는 생각의 무능’을 유죄의 이유라고 꼬집었습니다.

문제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폭력도 바로 ‘악의 평범성’에 기인한다는 사실입니다.

나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오늘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조선에서 여성 시인으로 산다는 것은...

허난설헌(허초희)은 홍길동을 지은 허균의 누이로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중국과 일본에까지 알려진 조선시대 천재 여성시인입니다. 실제로 그녀는 8세 때 이미 한시를 지은 신동이었고, 27세에 요절하기 전까지 방 한 칸 분량의 많은 시를 썼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인 이전에 여성으로 살아야 했던 그녀는 15세에 결혼하여 재능을 인정하지 않는 시어머니의 학대, 몰락하는 친정에 대한 안타까움, 돌림병으로 잃어버린 두 자식에 대한 슬픔 등으로 고생하다가 27세의 젊은 나이에 시들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녀는 죽으면서 자신이 쓴 시를 모두 태우라는 유언을 남겼고, 동생 허균은 누이의 작품들을 없애는 것이 너무 안타까워 친정 집에 남겨놓고 간 시와 자신이 암송하는 시들을 모아 ‘난설헌집’을 펴냈습니다.

이 문집은 명나라와 일본에도 전해져 격찬 속에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고 합니다. 


“부용꽃 스물일곱송이 붉게 떨어지니, 달빛은 서리 위에 차갑기만 하구나”

<허난설헌이 자신의 27세 죽음을 예언한 시>



세계 최고의 크리스마스트리가 한라산에?

구상나무는 대표적인 토종 나무로써 특히 한라산 구상나무는 유전적으로나 형태적으로 독특하여 최고의 관상가치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이 나무를 ‘한국 전나무(Korean Fir)’라 하여 최고의 크리스마스트리로 꼽으며, 직접 보기 위해 한라산을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도 많다고 합니다. 그런데 구상나무가 ‘세계자연보존연맹’으로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만큼 숫자가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추위에 적응하며 높은 산으로 쫓겨 올라가 터를 잡고 살기 시작했는데 지구온난화로 그마저 위협 받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코로나19로 ‘팬데믹(pandemic/전세계적인 유행병)’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이와 반대로 ‘특정 지역에 있는 것’을 ‘엔데믹(endemic/토종)’이라고 합니다.

엔데믹(토종)의 멸종은 팬데믹 만큼이나 위협적이란 사실 절대 잊지 말고, 제주도에 가면 꼭 구상나무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관심이 곧 사랑이니까요!


해가 지지 않는 나라는 없다!

명은 한족이 원나라(몽골)를 물리치고 수립한 나라로써, 신생국 명의 침략을 우려한 고려는 선제적으로 요동정벌을 꾀하지만 정벌에 나섰던 이성계가 위화도 회군으로 고려왕조를 무너뜨리고 조선을 건국합니다. 그렇게 비슷한 시기에 묘한 인연으로 건국된 두 나라는 우호관계를 유지하며 임진왜란과 같은 전쟁에서 연합군을 구성하여 일본을 물리치기도 합니다. 그런데 상국(上國)이었던 명이 만주족이 세운 청(후금)나라의 침략과 내란으로 먼저 멸망합니다.

그 내란을 이끈 자가 영화 ‘신세계’에서 이정재가 열연했던 ‘이자성’과 같은 이름인 것도 흥미롭습니다. 이자성에게 궁을 빼앗긴 명의 마지막 황제 숭정제는 가족과 함께 자결하고 명은 결국 멸망합니다. 이후 들어선 청은 서양의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영국에 쓰러지고, 그 영국은 다시 미국에 주도권을 넘겨주게 되니, 영원히 해가 지지 않는 나라는 없는 듯 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대한민국 해시계는 몇시쯤에 떠 있을까요?

그것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격변의 시대를 어떻게 잘 헤쳐나가느냐에 달린 것 아닐까요! 


소명의식으로 144년 동안 건축하는 성당

1882년 - 가우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건축 시작


코로나19가 유럽을 덮치면서 매년 450만명이 찾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명소, 사그라다파밀리아성당(가우디성당)이 폐쇄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

이 성당은 천재 건축가 가우디가 31세에 공사를 맡아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며 짓다가 전차에 치여 사망할 때까지 헌신한 건축물로써, 그의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까지 무려 140년 가까이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이 성당은 중앙 첨탑 높이가 172m로 그 웅장함도 대단하거니와 고딕양식에 기초한 가우디 건축 특유의 아름다움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고 하는데요, 가우디는 자신의 재능을 신을 위해 사용한다는 소명의식 아래 수도자처럼 살면서 성당 건축 외 세상의 모든 것을 멀리했다고 합니다.

세계 최고의 건축물이라는 찬사 뒤에 스며있는 한 건축가의 철두철미한 직업 소명의식을 교훈 삼아 여러분들도 오늘 하루 그 누군가를 위해 가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오늘을 보내고 나면 걸작이 완성되어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책 밖의 역사 : 가우디 https://www.youtube.com/watch?v=btvIUah9I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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