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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저씨 Mar 23. 2020

오늘은 춘분, 그리고 세계 행복의 날!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3월20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오늘은 춘분과 세계 행복의 날

오늘은 성큼 찾아온 봄(春)을 서로 나누어(分) 즐기는 춘분입니다.

음과 양이 서로 하루의 절반씩을 차지하여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고 하니 모두가 공평하게 행복한 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매년 3월20일)은 공교롭게도 UN에서 제정한 ‘세계 행복의 날’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복지와 경제발전을 도모하자는 취지에서 정한 날이라고 합니다. 이에 따라 UN은 매년 ‘세계 행복 보고서’를 발표하는데요, 2019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위는 핀란드, 우리나라는 54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행복은 결코 성적 순이 아닙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를 덮친 지금은 평범한 일상을 잘 지키는 것이 가장 절실한 행복 아닐까요? 모든 직장인 여러분의 ‘무사’와 ‘안녕’을 기원합니다!


현대인에게 절실한 유의미한 이야기

전쟁의 생화학무기로 사용되는 독가스가 출근 시간 지하철 안에 뿌려진다면?

이 만화 같은 끔찍한 일이 1995년 일본 도쿄에서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시민 13명이 사망하고 5800명 이상이 가스에 중독되어 입원하였는데요, 만행을 저지른 자들은 종말론을 신봉하는 ‘옴진리교’ 교도들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교도들 중에 교수, 의사, 은행원 등 소위 엘리트들도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입니다. 관련하여 유명 작가 하루키는 사건의 원인을 찾고자 신자와 피해자들 인터뷰를 진행했고 ‘빈틈없는 일본 사회 시스템 안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사람들이 옴진리교의 황당한 이야기에 빠져들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소외된 현대인들을 위한 유의미한 이야기’를 대안으로 제시했습니다.(그의 책 ‘언더그라운드’ 참고)

현대인의 소외와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루키의 말처럼 서로에게 위안과 격려가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나누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의 오늘 하루가 누군가에게 유의미한 이야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막장 드라마는 가라!

황당한 설정과 캐릭터, 뻔한 출생의 비밀, 지루한 우연의 연속, 중요한 순간에 뜬금없이 등장하는 해결사 등 소위 ‘막장 드라마’의 특징은 고전 희극의 특징과도 닮았습니다.

그래서 더 진부하게 느껴지는지도 모르지만요.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은 그런 특징에서 탈피하여 인간 중심의 근대 사상에 기반한 사실주의 작품으로 ‘현대극의 아버지’라 불리는 거장입니다. 일례로 그의 대표작 ‘인형의 집’은 최근 영화 ‘82년생 김지영’과 비교해도 손색 없는 페미니즘극입니다.

아버지에게 인형과 같은 딸이었던 주인공 노라는 결혼해서도 인형과 같은 아내임을 발견하고 한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찾기 위해 집을 떠난다는 내용입니다. 주체적 삶을 추구하는 여성운동을 일컫는 ‘노라이즘’도 이 작품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문명의 발달과 함께 인간이 점차 부속화, 파편화 되는 현대 사회에서 ‘주체적 삶을 살라’는 200년 전 작가 입센의 주장이 더욱 강렬한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모두아 들어보았지만 아무도 알지 못하는 것?

2019년에는 인류 최초로 실제 블랙홀 관측에 성공하면서 104년 만에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입증되었다는 뉴스가 화제였습니다. 그러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보았던 블랙홀이 실존한다니 놀라운 소식이었던 반면, 자세한 과학 이야기는 별로 감흥이 없었습니다.

실제로 일반상대성이론은 ‘세상에서 이해하는 사람은 10명도 되지 않을 것’이라 할 정도로 어렵고 복잡한 이론이라고 합니다. 단지 놀라운 것은 천재 아인슈타인은 상상에 의존하여 ‘거대한 중력 하에서 시간과 공간이 휘어진다’는 가설을 이론으로 정리하였고 104년 후에 블랙홀의 관측이 그것을 증명했다는 점입니다. 


“어제와 똑같이 살면서 다른 미래를 기대하는 것은 정신병 초기증세다.”


아인슈타인의 말처럼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기 위해서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모든 생각이 현실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해야만 현실이 될 가능성도 생기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오늘 생각한 모든 것들이 현실로 입증되길 응원합니다!



목마와 숙녀

1950년대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시인 박인환이 서른살에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훤칠한 키에 양복 정장 차림, 잘 생긴 외모로 인기가 많았던 그는 술을 너무 좋아하여 폭음 후 급성 알콜중독성 심장마비로 요절했다고 합니다.

시인장으로 치러진 그의 장례에 평소 즐기던 양주 조니워커와 카멜담배를 함께 묻었다 하니, 얼마나 독한 애주가요 애연가였는지 짐작이 갑니다.

그의 생은 짧았지만 대표작 ‘목마와 숙녀’는 한때 젊은이들에게 가장 많이 애송되었고, 영화로도 만들어진(최불암 주연) 대표적인 모더니즘 시입니다. 그 밖에도 나애심씨가 부른 ‘세월이 가면’은 술집에서 즉석으로 지은 시로도 유명하지요. 


시절이 하수상하여 불금을 흥청망청 즐기는 분위기는 아닐 터, 책장의 오래된 시집을 꺼내 읽으며 마음을 정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박인환 :  세월이 가면 https://www.youtube.com/watch?v=PTrSbygqQ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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