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저씨 Mar 31. 2020

데카르트, 뉴턴, 그리고 바흐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3월31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낯선 것, 결국 상징이 되다!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은 유명 건축가 에펠이 프랑스 혁명 100주년 기념

‘파리 만국박람회’에 맞춰 세운 건축물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위상과는 달리 탑을 세우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반대가 있었습니다. 검은 철로 이집트의 피라미드보다 2배나 높은 300미터의 흉물스런 탑을 세운다는 것은 미학적으로나 상식적으로 너무 낯설었기 때문입니다.

소설가 모파상의 경우는 탑이 보기 싫어 파리 외곽으로 이사했고 파리에 오더라도 탑이 유일하게 안 보이는 탑 1층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정도로 혐오했답니다. 그럼에도 에펠은 적은 노동력과 낮은 비용으로 25개월만에 탑을 완공해냈고,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의 대상이었던 에펠탑은 점차 익숙해지면서 철로 대표되는 산업혁명시대를 제대로 상징한 건축물로 재평가 받기 시작했습니다. 남과 다른 새로운 것이 위대한 것임은 자명하지만 새로운 것은 낯설고, 낯선 것은 비난 받기 쉽습니다.

주위의 차가운 시선이 있더라도 인내하며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는 하루, 여러분의 그 위대한 오늘을 응원합니다. 


미국에도 손기정 선수가 있었다?

코로나19사태로 사상 처음 올림픽이 연기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졌습니다만, 올림픽 하면 금메달을 따고도 망국의 슬픔에 머리를 숙였던 손기정선수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미국에도 그처럼 슬픈 영웅이 있었습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육상 100m, 200m, 400m 계주, 멀리뛰기에서 4관왕을 차지한 제시오언스입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다른 민족을 노예로 만들겠다는 히틀러가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선전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한 대회에서, 노예 집안의 가난한 흑인 선수가 히틀러의 콧대를 꺾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그는 자서전에서 “히틀러와 싸워 이겼다”며 당시를 회고했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초유의 올림픽 연기, 안타까움을 뒤로 하고 인류 평화의 축제가 변질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잠깐의 ‘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태형은 일제의 야만스런 통치수단이었다

사회에 끔찍한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태형’과 같은 형벌 도입 주장이 나옵니다만, 죄인의 볼기를 내리치는 ‘태형’은 삼국시대에 도입되어 조선까지 이어진 형벌로써 일제의 야만적인 무단통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은 태형을 전근대적인 봉건적 형법제라 하여 자국 내에서는 1882년에 폐지해놓고, 1912년에 느닷없이 ‘조선태형령’을 제정하여 식민지인 조선에만 적용하는 만행을 저지른 것입니다. 게다가 헌병경찰들에게 즉결심판권을 부여하여 악법을 남용할 수 있게 하였는데요, 몇 대만 맞아도 극심한 고통이 따랐고, 처벌 후에도 장기간 치료가 필요하여 일상에 복귀하기가 쉽지 않았으며, 심한 경우에는 목숨을 잃거나 불구가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엄청난 공포심을 심어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중 1919년 3.1운동이 발발하였고, 일제는 야만적인 무단통치 대신 문화통치로 전환하면서 ‘조선태형령’도 폐지되었습니다.

백년 전 폐지된 야만의 형벌을 다시 호출해야 하는 끔찍한 범죄, 코로나19와 함께 반드시 퇴치합시다!


삶도 죽음도 존엄하다!

1990년 시아보라는 여인이 무리한 다이어트 도중 식물인간이 되었는데요, 이 불행한 사건의 불길이 엉뚱한 곳으로 옮겨 붙었습니다. 쓰러지기 전 시아보는 식물인간 상태로 연명하기를 거부했다며 존엄사를 주장하는 남편과, 절대 치료를 포기할 수 없다는 그녀의 부모 사이에 소송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소송은 무려 10년 넘게 진행되면서 종교단체, 미국의회, 대통령, 바티칸 교황청까지 가세한 존엄사 논쟁으로 이어졌고, 결국 법원의 영양공급장치 제거 허가 판결로 15년간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있던 시아보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우리나라도 2018년에 제한적으로 존엄사를 허용하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중계 방송처럼 전달되는 나라별 감염자수와 사망자수 통계를 지켜보노라면 인간의 삶과 죽음이 스포츠 스코어처럼 소비되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단 한 명의 죽음 앞에서 논쟁을 벌였던 그때나 오늘이나 인간의 삶과 죽음은 변함없이 존엄한데 말입니다. 죽음 앞에 경건하고 삶 앞에서 감사해 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랍니다.


데카르트, 뉴턴, 그리고 바흐

조금도 의심할 수 없는 명백한 진리를 찾아 나섰던 철학자, 그리하여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를 만들어낸 근대철학의 아버지 데카르트(1596년)가 탄생한 날이고, 공교롭게도 1727년 오늘은 데카르트의 영향을 받아 자연과 우주의 작동 원리를 과학적으로 증명하고자 한, 그리하여 만유인력의 법칙과 미적분법을 찾아낸 뉴턴이 사망한 날입니다. 


음악계에서는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작곡가 바흐(1685년)가 탄생한 날입니다. ‘지구의 모든 음악이 사라진다 해도 바흐의 평균율만 있으면 지금의 모든 음악을 복원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음악의 기초를 닦은 위대한 작곡가입니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천재 혹은 위인으로 불리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바이올린의 가장 낮은 현(G선) 안에서 깊고 아름다운 화음을 찾아 연주하는 것처럼 하나의 주제에 깊이 천착하여 놀라운 원리나 법칙을 찾아내는 사람 아닐까요? 

G선상의 아리아 - 바흐 https://www.youtube.com/watch?v=pzlw6fUux4o



작가의 이전글 한반도보다 7배 큰 알래스카의 가격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