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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저씨 Apr 09. 2020

아는 것은 힘일까, 병일까?

당신이 모르는 과거의 4월9일

과거로부터 배우는 오늘 : 위하고 알새과오

목차

마우스 발명가, 돈 대신 명예로 보상받다!

마우스 없는 PC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놀랍게도 마우스는 PC가 없던 1963년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컴퓨터는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기계로써 크기도 어마어마했고, 오랜 시간 명령어를 입력해야 답을 내놓는 방식으로 작동했습니다.

엔젤바트는 이 비효율을 개선하고자 나무로 만든 원시적인 형태의 마우스를 개발했습니다만, 첫 반응은 조롱이었습니다. 명령어도 입력할 수 없는 장치를 누가 사용하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이 조롱을 무색하게 만든 것은 20여년이 지난 후였습니다.

1984년에 애플과 IBM이 마우스를 연결한 컴퓨터를 선보였고, 로지테크가 1985년 상업용 마우스를 출시하면서 대중화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후 마우스는 전 세계적으로 수도 없이 팔린 생필품이 되었지만 정작 엔젤바트는 1만달러의 성과급만 받고 말았습니다.

재직중이던 스탠퍼드대학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엔젤바트는 ‘까다로운 주인이었던 컴퓨터를 인간의 시종으로 바꿔놓은’ 공로를 인정 받아 1997년에 최고의 발명가에게 주어지는 ‘레멀슨-MIT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명예로 보상받은 것입니다.


마천루의 저주

하늘까지 바벨탑을 쌓으려다 저주를 받았다는 성서의 경고가 무색하게 인간의 높은 건축에 대한 욕망은 오늘날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1928년에는 ‘하늘에 닿을 듯한 건물’을 뜻하는 ‘마천루(摩天樓)’ 경쟁이 미국에서 벌어졌습니다. 높이 260m의 ‘40월스트리트빌딩’(현재는 트럼프빌딩) 건축계획이 발표되자, ‘크라이슬러 빌딩’이 그보다 더 높은 276m로 건축계획을 발표하고 착공합니다. 그러자 40월스트리트빌딩은 재빨리 283m로 설계를 변경한 후 1930년에 완공하여 최고 빌딩의 자리에 오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달천하’였습니다. 철탑 설계를 숨기고 있던 크라이슬러빌딩이 42.9m짜리 철탑을 올리며 최고 자리를 빼앗은 것입니다. 그런데 더 큰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크라이슬러 빌딩 완공일은 바로 대공항이 발생한 ‘검은화요일’이라 세간의 주목을 끌지 못했고, 1년 후 지어진 381m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에 최고 자리마저 내줍니다. 이후 40년동안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 된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그러나 대공황을 부른 ‘마천루의 저주’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아는 것은 힘일까, 병일까?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베이컨은 중세 종교철학을 버리고 경험에 기반한 과학적 지식의 중요성을 강조한 철학자입니다. 그는 올바른 지식을 얻기 위해서는 선입견과 편견을 버려야 한다고 하면서 실제 경험에 바탕을 두지 않고 수용하는 명제들을 ‘우상’이라고 불렀습니다.

예를 들어 ‘종달새가 봄을 노래한다’라고 느끼는 것은 인간 위주로만 생각하는 ‘종족의 우상’이고, ‘늙은 사람들은 보수적이다’라고 선을 긋는 것은 자기만의 동굴에 갇혀 생각하는 ‘동굴의 우상’이고, ‘폐가에 귀신이 산다던데?”라며 증명되지 않은 소문을 믿는 것은 ‘시장의 우상’이고, ‘A혈액형은 소심하다’라며 마치 과학적인 학설처럼 신봉하는 것은 ‘극장의 우상’이라는 것입니다.

베이컨이 지적한 우상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편견, 선입견, 괴소문, 가짜뉴스 등의 탈을 쓰고 더욱 기승을 부렸습니다.

‘아는 것이 힘’이지만 제대로 알지 못하면 오히려 ‘아는 것이 병’이 된다는 사실,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대회 우승 구기종목은?

‘가난에 찌든 국민들은 밤새 지직거리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였고, 현장 취재기자는 국제전화로 낭보를 전하다 끝내 목이 메고 말았다.’ 

한국 여자탁구가 유고 사라예보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후 실린 신문 기사의 일부입니다. 예나 지금이나 탁구에서는 ‘넘사벽’인 중국을 8강에서 만난 한국, 당시 남자들만 구사하던 강력한 드라이브를 장착한 19세 소녀 이에리사가 중국 선수들을 연파하며 승리하더니, 세계 최강 중국을 격파한 기세를 몰아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올라 숙적 일본을 3대1로 이기고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대회가 끝나고 선수들이 귀국한 공항에는 30만 시민이 환영 나왔고, 선수단은 오픈카를 타고 카퍼레이드를 하며 시내를 누볐습니다. 그리고 전국의 동네 탁구장은 제2의 이에리사를 꿈꾸는 학생들로 넘쳐나며 최고의 인기 스포츠가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니 지직거리는 라디오에 귀를 대고 삶의 고단함을 스포츠로 달래던 그 가난했던 시절조차 부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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