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직이라는 이름 뒤의 '나'를 찾아서
한국 사회에서 교육적 성취의 정점은 흔히 '전문직'이라는 이름으로 수렴됩니다. 통계에 따르면 대졸자가 가장 집중된 직군은 '관리자'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그룹입니다. [1] 특히 교육, 보건 의료, 정보통신, 금융 분야는 학위와 자격이 진입 장벽 역할을 하며 고학력자의 밀도가 매우 높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그 직군에 속한 '사람의 수'가 아니라, 그들이 그 안에서 '어떤 경험을 지속하고 있는가'입니다.
강릉 참소리박물관에 들어서면 시대를 밝힌 에디슨의 전구와 축음기 등 진귀한 실물들이 우리를 맞이합니다. 그곳에서 마주하는 에디슨의 발명품들은 단순한 전시물이 아니라, 한 인간의 집요한 탐구가 물질로 구현된 결과물입니다. 박물관에서 실물의 압도적인 에너지를 느낀 뒤, 구글 디지털 아카이브를 통해 에디슨의 실제 연구 노트[2]를 찾아보았습니다. 그곳에는 박물관에서 본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거쳐온 노트 기록이 있었습니다.
에디슨은 전구 필라멘트에 적합한 재료를 찾기 위해 6,000가지가 넘는 재료를 실험하며 각 시도에 고유한 '실험 번호'를 부여했습니다. 누군가는 이를 6,000번의 실패라 부르겠지만, 에디슨은 이를 실패가 아닌 '전구가 작동하지 않는 6,000가지의 방법을 성공적으로 찾아낸 과정'으로 정의했습니다. 이 번호들은 유전적 호기심이 경험과 만났을 때 발생하는 '몰입(Flow)'의 흔적이자, 지식을 지혜로 바꾼 설계도였습니다.
이제 우리는 세상이 정해놓은 직업 명칭 대신, 나만의 고유한 역할인 'K-잡'을 정의해야 합니다. K-잡이란 한국 사회의 높은 교육 수준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하되, 기존의 '직장(Job)'이라는 칸막이를 넘어 자신의 '삶(Life)' 전체를 기반으로 설계하는 자기 주도적 업(業)의 형태를 의미합니다.
직장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지만, 삶을 기반으로 정의된 K-잡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졸자가 많은 전문직에 종사하더라도, 단순히 직장에 매몰된 사람은 시스템의 부속품이 되기 쉽습니다. 반면 자신의 삶 속에서 재능과 가치를 발견해 K-잡을 디자인한 사람은 어떤 환경에서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가 됩니다.
기존 직업 (Job): 대기업 소프트웨어 개발자 (직장 기반의 소속 중심)
나만의 K-잡 (業): '디지털 기술로 인간의 고립을 해결하는 연결 설계자' (삶 기반의 가치 중심)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전문성을 쌓는 것은 훌륭한 전략입니다. 그러나 그 전문성이 지속 가능하려면 반드시 '보람'이 동반되어야 합니다. 힘들어도 반복하고 싶어지는 경험, 그 경험의 총합이 곧 당신의 진짜 재능이자 삶을 지탱하는 업(UP)이 됩니다.
재능 키워드 : 내가 몰입하는 '동사' (예: 분석하다, 연결하다)
경험의 번호 : 에디슨의 실험대처럼 내가 반복해서 시도해보고 싶은 일은?
삶 기반의 이름 : 직장이 아닌 내 삶의 주인이 되는 나만의 '업' 정의
[1] 고용 통계: 대졸자의 전문직군 집중 현상과 사회적 구조 분석.
[2] 에디슨 연구 노트: 1880-1886년 사이 전구 필라멘트 개발 과정을 기록한 실험 일지.
사진_에디슨 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