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의 꼴을 다시 만든다

by mookssam

몸은

한 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대신

조금씩 달라진다.


어느 날 갑자기

힘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어느 동작부터

부담이 커진다.

예전에는 문제없던 움직임이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시니어의 몸은

사라지는 몸이 아니다.

다시 배치해야 하는 몸에 가깝다.


이 시기에 가장 먼저 줄어드는 것은

근육이다.

눈에 띄게 줄지 않아도,

버티는 힘과

지탱하는 힘이 먼저 약해진다.


그래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애쓰기보다,

넘어졌을 때

버틸 수 있는 몸이

더 중요해진다.


나는

운동의 기준을 바꿨다.

기록을 늘리는 운동이 아니라,

생활을 지탱하는 운동으로.


무거운 것을 드는 힘보다

몸을 세우는 힘,

빠른 속도보다

균형을 유지하는 힘을

우선하게 되었다.


유산소 운동도 마찬가지다.

숨이 차는 운동보다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이

중요해진다.

그래서

자전거를 타고,

속도보다

리듬을 선택한다.


근력 운동과

유산소 운동은

이 시기에는

대립하지 않는다.

서로를 보완한다.


근육은

몸의 형태를 지탱하고,

유산소는

그 형태를 오래 유지하게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보다

중요해진 것이

스트레칭이다.


운동 전의 스트레칭은

준비이고,

운동 후의 스트레칭은

회복이다.

이 두 단계를

건너뛰지 않는 것만으로도

몸은

훨씬 덜 다친다.


시니어의 운동은

젊어지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시 예전처럼 되기 위한 것도 아니다.


지금의 몸에 맞는 꼴을

다시 만드는 과정이다.


몸은

사용한 방식대로

형태를 바꾼다.

쓰지 않으면 사라지고,

쓰면

그 방식에 맞게 남는다.


그래서

운동은

의지가 아니라

설계에 가깝다.

얼마나 할지가 아니라,

어떤 형태로

몸을 쓰고 싶은가의 문제다.


이 장에서 말하는 몸은

훈련의 대상이 아니다.

관리의 대상도 아니다.


생활을 버텨내는 구조다.


시니어가 된다는 것은

몸을 포기하는 일이 아니라,

몸을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설계는

과하지 않을수록

오래 간다.


다음 장에서는

이렇게 다시 만들어진 몸이

어떤 삶의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지를

이야기하게 된다.


Photo by Mikhail Nil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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