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는 어떻게 오는가

아하! 유레카 01 | 프롤로그

by mookssam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아하’를 경험합니다. 길을 걷다 문득 떠오르는 생각, 사물의 이름이나 구조가 갑자기 이해되는 순간, 누군가의 말이 뜻밖에 마음 깊숙이 들어오는 순간들. 그러나 대부분의 아하는 금세 사라집니다. 잠깐 반짝이다가 일상의 흐름 속으로 묻혀버립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순간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입니다. 깨달음에는 두 종류가 있습니다. 감탄으로 끝나버리는 아하, 그리고 삶의 기준을 재구성하는 아하. 둘의 차이는 단 하나, 바로 해석입니다.


진짜 아하는 “그렇구나!” 뒤에 이어지는 질문에서 태어납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 말은 어디에서 왔지?”, “처음에는 어떤 의도가 있었을까?” 이런 질문들은 사물의 표면을 넘어 그 안쪽의 맥락과 기원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아하는 지적인 번뜩임을 뽐내는 순간이 아닙니다. 일상의 사소한 발견이 하루의 생각을, 때로는 인생의 방향을 조용히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특별한 재능에서 오지 않습니다. 잠시 멈춰 관찰하고, 그 순간을 해석해 문장으로 붙잡는 습관에서 옵니다.


나는 이러한 아하가 실제로 사람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학생들과 함께 30년 동안 지켜보았습니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과제를 했지만 유레카를 붙잡은 학생의 길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어떤 학생은 작은 깨달음 하나로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 결국 한예종에 진학했습니다. 또 다른 학생은 일상에서 얻은 통찰을 교육 철학으로 확장해 지금은 스스로 교사가 되어 후배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력의 걱정 속에서도 생활의 깨달음을 디자인으로 연결해 ‘고졸 디자이너’라는 멋진 자리까지 만들어낸 학생도 있었습니다.


나는 이 흐름을 지켜보며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유레카를 만드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그 순간을 해석해 자신의 길로 가져오는 힘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힘은 나 역시 수많은 학생들과 호흡하며 배워온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내 저서 ‘꿈을 디자인하라‘(꿈결)에 담겨 있으며, EBS 다큐 ‘최고의 교사 – 내 인생의 디자이너‘에서도 소개된 바 있습니다. 학생들과의 만남은 나에게도 유레카를 만들어낸 삶의 과정이었습니다.


이 글은 거창한 이론을 말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익숙하지만 다시 보면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진 일상의 ‘처음들’을 다시 불러내고, 그 속에서 길을 밝히는 작은 아하들을 삶의 개념과 선택의 기준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입니다. 감탄은 짧지만 해석은 길고, 아하는 그 둘을 잇는 다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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