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키스.
무언가 서툴고, 설레임이 담긴 단어.
그래, 그렇다 치고. 나의 첫키스의 기억은 조금 웃기다.
나는 연애를 스물이 넘어 처음 시작했다. 여기서는 온갖 사소한 스킨십을 포함한다. 손을 잡아 본 적도, 입을 맞춰본 적도 없었다. 그런 나에게 첫키스는 뭔가 막연하고 먼, 멋진 무언가였다.
스무 살.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알게 된 남자와 첫 키스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람도 어린데, 당시에는 엄청 나이가 많다 느꼈다. 나는 스물, 그는 스물 다섯이었다. 처음 데이트를 하기로 한 날 저 멀리서 그가 하얗게 뜬 얼굴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긴장해서 하얗게 질렸다거나 한 게 아니라, 서툴게 비비크림을 바른 탓에 말 그대로 몽달귀신처럼 허옇게 뜬 얼굴이었던 것이다. 나는 그를 보자마자 웃음이 터졌다. 당시에는 남자가 비비크림을 바르는 게 그리 일반적이지 않았던데다, 그전까지 한 번도 그가 얼굴에 무언가를 바른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너무 하얗게 바르고와서 시각적 충격에 한 번, 첫 데이트에 얼마나 신경을 쓴걸까 싶은 생각에 한 번 풉, 웃었던 것 같다.
그와 첫 키스를 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로맨틱한 상황도, 장소도 아니었지만 다가오는 그의 얼굴을 보며 나는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첫 키스구나!'
떨리거나 하는 감정은 없었다. 감정보다는 머리가 깨어있어서, '오... 다가온다, 첫 키스를 하게되는구나.'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 사이에 그의 입술이 내 입술에 닿았던 것 같다. 첫 키스는 되게 부드럽고 달콤하고 종소리고 울리고 어쩌고 한다던데, 감촉이 거칠었다.
뭐야, 이거 아니잖아. 나는 속으로 당황하였으나 첫키스라 이게 맞는건지, 사실 좋은데 내가 모르는건지, 진짜 별로인건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냥 느낌만 말해서는 별로였다. 나는 당황하여 그에게 말했다.
"어... 이거 아닌 것 같은데. 한 번만 더 해볼게요."
나는 그에게 다시 한 번 입을 갖다대였다. 아까보다는 나았지만 여전히 그리 좋지 않았다. 순수악 이라는 단어가 있던데. 나는 정말 있는 그대로 '이게 아닐 것 같은데'라는 생각으로 키스를 하였다가, 입을 뗐다가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와는 헤어졌다. 키스 때문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나를 좋다기에 단순한 호기심으로 만났던 것이지, 그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속으로 내가 경험한 것이 첫 키스가 아니기를 바랐다. 내 첫 키스가 별로라니, 로맨틱하지 않다니. 하지만 그건 첫 키스였다.
시간이 흘러, 세상 모든 사람이 키스를 잘 하는 건 아니라는 걸 알았다. 음... 키스만 잘하는 사람이라면 보내줘도 되지만, 키스'도' 잘하는 사람이라면. 그래, 꼭 붙잡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