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최근 들어 많이 바빠진 업무에 스트레스가 피크를 찍었고, 아무리 그래도 상사를 줘패면 안되니 정신 건강을 위해 휴가를 냈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 상대가 그 누구든 때려서는 안 된다. 하지만 직장 상사는 때려서라도 기절시켜버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나만 그런 건 아니겠지..
지난주 심리 상담에서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나만의 방법이 있을지 물으셨고, 나는 자는 것 이외에는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사실 최근 들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던 생각이 하나 있었다. “나는 왜 남들처럼 무언갈 엄청 좋아하거나 열정적으로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없을까? “
매번 식사 때마다, 오늘 식사가 얼마나 맛있는지 표현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반찬은 무엇인지 종알종알 얘기하는 동료가 있고, 열정적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고, 바빠도 시간 내어 취미 생활을 하는 동료도 있다.
그런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나는 가끔 내가 취향과 호기심이 없는 무색무취의 사람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을 상담 선생님과 나누면서, 나는 초자아가 매우 강한 사람이라 욕구를 억누르는데 익숙한 사람이라 그렇다는 걸 알게 되었다.
어릴 때의 가정환경에 의해서 스스로의 욕구를 알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어른으로 자란 것이다.
가족의 반대에도 혼자 일본에 가서 자리 잡고 직장생활을 했고, 또 그러다 하루아침에 일본에서의 안정된 생활을 다 정리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누가 보면 내가 진짜 원하는 걸 다 하며 사는 사람 같아 보일 수는 있지만, 나는 사실 그저 그 상황에서 필요한/해야 하는 선택을 한 것이었고, 내가 진정 원해서 한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에, 힘든 일이 생기면 원망할 곳도 없이 쉽게 무너지곤 했다.
앞으로는 조금씩 의식적으로 무엇을 할 때 내가 행복한지,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내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연습을 하기로 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이해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지만 가끔씩 생각을 거듭할수록 “나는 왜 이럴까”라는 질문이 “어릴 때 가정환경이 달랐다면”, 혹은 “나는 너무 초자아가 강한 사람이고 이건 잘못된 거야 “, ”나는 좋아하는 것이 있어야만 해 “ 하는 부정적이고 강박적인 생각으로 이어지기 쉽고, 여기에 함정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깊게 생각하고 자책하는 것을 멈췄다. 마음 닿는 대로 편한 친구와 끊었던 술도 한잔 하고, 먼 동네의 뜨개 카페에 가서 뜨개질도 하고, 본가에 내려와 아빠와 데이트도 즐겼다.
그렇게 마음의 여유가 생기고 나니, 나의 무색무취의 취향이 상대방의 취향에 맞춰주는 배려심과 유연함이라는 장점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이렇게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것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