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healing journey #2

As One Chapter Ends, Another Begins

by Soomin P

11월이 끝나고 대낮에도 겨울 냄새가 낭낭한 시기가 왔다.

이 겨울 냄새는 내가 지나온 시간들로 나를 자꾸만 다시 되돌려 놓는다.



인생에서 가장 좋아하는 친구 중 한 명이 미국에서 잠깐 귀국했다 하여, 이번 주말에는 그 친구를 만나러 충남 서산에 다녀왔다. 먼 길이었지만, 그 친구를 알고 지낸 4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가 내게 해준 것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지금은 다 좋아졌지만, 미국에 살던 당시 나는 우울증과 불안증, 패배감, self-sabotaging thoughts 등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친구는 그런 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고 주말 아침마다 집 앞으로 찾아와 나를 세상 밖으로 끌고 나가 우울한 기분을 잊게 해 주었고, 내가 유독 힘들어 보이는 날에는 몇 시간이고 하소연을 들어주기도 하였다.


미국에서의 마지막 날에도 오렌지 카운티에서 오랜 시간 운전하여 샌디에이고에 있는 나를 픽업해 LAX까지 데려다주는 수고로움을 감수해 주던 이 친구는, 내가 서울에 자리 잡고 나서도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 주었다. 지금은 예전만큼 그렇게 자주 연락하지는 않지만 항상 내가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마다, 어떻게 알고서는 잘 살고 있냐고 연락 주곤 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는 변함이 없었다. 따뜻하고 배려심 있다.

변하지 않은 그를 통해 그때와 달라진 나를 발견했다.

지금의 나는 그때처럼 매일 울지도 않고, 자책하지도 않으며,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를 사랑해 주는 가족과 친구들이 있다는 것도 인지하게 되었다. 더 씩씩하고 건강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과 스스로를 위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된 것이 자랑스러우면서, 동시에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지지해 준 친구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오랜만에 만나 얘기하고 산책하고 맛있는 것 먹으며 잔뜩 힐링하고 헤어질 즈음, 친구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언제든지 힘든 일 있으면, 혼자 쌓아두지 말고 나한테 얘기하고 풀어"라고 얘기한다. 이런 친구가 내 인생에 있어서 참 고맙다.



서울에 올라오는 길, 이런저런 생각을 정리하며 남은 2024년 마지막 한 달을 잘 보내기 위해 스스로와 몇 가지 약속을 했다.

1. 지나간 날은 지나간 것으로 보내주기

2. 주어진 것에 감사하기

3. 나의 행복 찾기 - 내가 원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알기

5. 스스로에 대해 너그러워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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